고속도로 주행 중 시비가 붙어 갓길에 차를 세웠던 화물차 기사가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 운전자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보면서도, 유족과 합의한 점과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결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문주희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25)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24년 10월 19일 오후 10시35분쯤 전북 완주군 용진읍 익산장수고속도로 장수 방향 6.8㎞ 지점에서 G70 승용차를 몰던 중 갓길에 정차해 있던 8.5톤 화물차 기사 B 씨(67)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고는 고속도로 주행 중 발생한 운전자 간 시비 뒤에 벌어졌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당시 B 씨는 자신이 몰던 화물차 뒤를 따라오던 EV6 운전자 C 씨와 시비가 붙었다.
C 씨가 B 씨의 화물차가 느린 속도로 달린다는 이유로 상향등을 켜며 항의하면서 다툼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두 사람은 갓길에 차량을 세운 뒤 말다툼을 벌였고, 몸싸움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싸움을 마친 B 씨가 화물차에 다시 올라타려던 순간 뒤에서 오던 A 씨의 차량이 B 씨와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져 크게 다친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