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사의 착오로 징역 8년이 아닌 8개월을 선고받았던 전세사기 사건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제대로 된 형량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2형사부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서 원심 징역 8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공범 2명과 함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대전 지역에서 다가구주택 임대차 보증금 사기 사건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피해자 127명을 속여 약 144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다가구주택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건축됐으며,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2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비롯됐다. 재판장은 법정에서 주범인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범들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주범이 공범보다 가벼운 형을 받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판사가 판결문에 적힌 '징역 8년'을 '징역 8개월'로 잘못 읽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법원 판례는 판사가 육성으로 선고한 주문이 판결문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1심에서는 징역 8개월이 확정 형량이 됐다.
피고인 측은 판결문의 형량을 판사가 육성으로 선고한 대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징역 8개월이 최종 형량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경제적 약자인 다수 피해자로부터 총 144억 원 상당을 편취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했음에도 항소심에서까지 자신의 역할이 보조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징역 8년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