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기적의 선방쇼를 펼친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미 정부의 특별 배려로 비자 문제를 해결해 어머니와 경기장에서 극적으로 재회하게 됐다.
지난 16일 보지냐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무려 27차례의 슈팅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0-0 무승부라는 기적을 일궜다.
이날 총 7개의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그는 경기 직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만 명에서 순식간에 1000만 명 이상으로 폭증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낸 보지냐의 마음 한편에는 짙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까다로운 비자 규정과 보증금 문제 탓에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 미국 땅을 밟지 못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당시 보지냐는 "미국 규정이 바뀌어 어머니와 형제들을 데려오려면 너무 큰 보증금을 내야 했다"며 "시간이 촉박해 준비하지 못했다. 적어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는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털어놨다.
또한 "비자 문제, 내야 하는 돈 때문에 어머니가 오지 못했다. 제때 준비하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며 "어머니가 여기 계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지냐 어머니의 발목을 잡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5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도입한 '비자 보증금 시범 프로그램'이었다.
카보베르데 국적자가 미국 관광 비자를 받으려면 최대 1만 5000달러(약 2288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증금을 예치해야 한다.
미 국무부가 스포츠 선수 직계가족에 대한 면제 방침을 세우기도 했으나, 보지냐의 어머니는 여권 갱신 문제 등이 겹치며 아예 비자 신청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명 골키퍼의 가슴 아픈 사연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미국 하원 민주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가 직접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제프리스 대표는 "어떤 어머니도 자식이 역사를 만드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공식 정책에 따라 보지냐 어머니의 모든 비자 관련 비용을 면제하고 마이애미에서의 재회를 위한 여행 절차를 밟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무부 역시 카보베르데 수도 프라이아에서 현지 비자팀이 그녀에게 긴밀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확인했다.정치권의 초고속 행정 처리 덕분에 보지냐의 어머니는 오는 22일에 열릴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 일정에 맞춰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령 월드컵 데뷔 경기 출전 기록(40세 12일)을 세운 보지냐는 포르투갈 2부 리그 샤베스 소속으로 시장 가치가 5만 유로(약 8776만원)에 불과했던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19년간 여러 리그를 전전하며 다져온 탄탄한 기본기로 카보베르데 역대 A매치 출장 2위(91경기)에 오른 베테랑의 저력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
지난 18일 오전 기준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289만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넘어 한국의 손흥민을 맹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