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이 유럽 전역의 사회·에너지 인프라를 마비시키고 있다. AFP·블룸버그 통신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잉글랜드 남부 지역 기온은 평년기온을 5∼12도가량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 데이터 분석업체 바이살라는 이번 폭염으로 유럽 내 냉방 수요가 4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온 상승 여파로 프랑스 전역에 폭염이 닥치면서 파리의 생마르탱 운하변에 시민들이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으며, 운하 일부 구간에서 수영이 일찍 허용됐다.
프랑스의 경우 4분의 1 지역에 기상 위기 경보 중 두 번째 높은 단계인 주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오는 21일까지 파리 등 일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으로 전력과 교통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철도공사(SNCF)는 이상 기온에 따른 에어컨 고장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21일까지 예정된 장거리 열차 71편 운행을 취소했다. 젊은이들이 퐁텐 드 로브세르바투아르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는 등 도심 전체가 열기에 갇힌 상태다.
전력 공급 체계도 타격을 입었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폭염에 따른 하천 수온 상승으로 이번 주말부터 생탈방 원전의 일부 발전량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프랑스 안전 규칙에 따르면 각 원전은 발전소 인근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한 뒤 방류 때 수온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폭염으로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발전량 축소를 결정했다. EDF는 오는 23일부터 블라예·골페슈 등 다른 원전도 폭염 영향권에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 현장과 시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파리 내 중학교 10여곳은 이날부터 이틀간 수업 일정을 조정했다.
프랑스 중서부 도시 투르시는 "기온이 40도가 되면 관내 58개 교육기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폭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AFP통신은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 북부 교외 에르몽에서 한 30세 남성이 야외 육상 트랙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 이외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도 주황색 폭염경보가 발령됐으며, 블룸버그통신은 스위스 바젤시 주변 북부지역에는 최고 위험 단계인 적색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