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0일(토)

선거 유세 중 테러로 의식 잃었다던 정이한... 음료 투척한 남성과 '친분 관계'

지난해 6·3 지방선거 당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정이한 전 후보의 '유세 중 음료 피습 사건'이 자작극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이 정 전 후보와 음료를 던진 남성의 친분 관계를 확인하고 통화 기록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면서다. 소속당이었던 개혁신당 역시 진상조사단을 가동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금정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정 전 후보와 음료 투척자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미 두 사람이 사건 이전에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 운동 중 커피 테러를 당한 정이한 후보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 개혁신당 부산시당


사건은 지난해 5월 27일 부산 금정구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정 전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던 중 A씨가 "어린놈이 무슨 시장 후보냐"며 음료가 든 컵을 던졌고, 정 전 후보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같은 날 부산 사상구의 한 직장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당시 정 전 후보 측이 A씨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두 사람의 사적 친분이 드러나면서 자작극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A씨는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너 겸 관장으로 일하는 인물로, 정 전 후보와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후보의 SNS에서도 A씨와 동명이인인 계정이 친구로 등록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두 사람의 사전 모의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해 피습 당시의 상황과 사건 이후 언론 대응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당시 정 전 후보 캠프는 피습 직후 정 전 후보가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으며, 독극물 테러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일시적인 의식 소실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언론에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 전 후보가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해당 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단서 발급 과정의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고발장도 최근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가 29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29 / 뉴스1


한편 개혁신당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공천했던 후보이기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 자체 진상조사단을 가동해 드러난 사실관계에 따라 정 전 후보에게 최고 강도의 민형사상 책임을 엄정히 묻겠다"고 말했다.


정 전 후보는 해당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SNS를 통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경찰은 자작극 가능성을 포함해 두 사람의 정확한 관계, 사전 모의 여부, 진단서 허위 발급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