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60여 년 이어온 버스 사업에서 철수한다. 대형 버스 '그랜버드' 생산을 중단하고 그룹 내 버스 사업을 현대차 중심으로 재편한다.
18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7일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실무협의 2차 회의에서 노조 측에 대형 버스 그랜버드의 생산 중단 계획을 통보했다.
기아는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버스를 만들어왔다. 1994년 시장에 선보인 그랜버드는 기아가 현재 생산 중인 유일한 버스 모델이다.
이번에 생산 중단이 확정되면 기아의 버스 제조 역사는 완전히 막을 내린다.
대형 버스 시장의 침체가 사업 철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친환경차 전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투자 부담은 커졌지만,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서다.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동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그랜버드의 최근 수년간 판매량은 연간 1000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사업 효율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의 대형 버스 생산이 멈추면 현대차그룹 내 버스 사업은 현대차로 통합된다. 현대차는 전기버스 일렉시티와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중이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 광주지회는 17일 긴급 성명을 통해 "고용 대책이 없는 버스 생산 중단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투자 없는 경영은 조합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부터 모든 노사 협의를 전면 중단하겠다"며 "7월 특근 협의도 중단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