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7일(수)

1억년 전 백악기에 출현한 '마귀상어', 심해 서식지서 생존 모습 첫 확인

백악기 공룡 시대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온 마귀상어가 심해 자연환경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처음 관찰되면서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한겨레가 인용한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와 호주 서호주대(UWA) 공동 연구팀이 태평양 심해에서 마귀상어의 생존 모습을 각각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마귀상어는 그동안 낚싯줄에 걸려 죽은 상태로만 발견됐을 뿐, 자연 서식지에서 생존한 채로 관찰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마귀상어 액침 표본 / 추라우미 수족관


연구진은 태평양 자르비스섬 인근 해저산과 태평양 남서부 통가 해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지난 19일 국제학술지 '어류생물학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마귀상어의 생태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마귀상어는 약 1억2500만년 전 백악기에 출현한 상어 계통의 현생 유일종으로,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서호주대 마인드루 심해연구센터의 앨런 제이미슨 교수는 "마귀상어는 전설 속 생물처럼 신비한 동물"이라며 "입이 머리 아래로 뻗어 나온 독특한 구조를 가졌고, 목표물 감지 시 주둥이가 튀어나와 먹이를 낚아채는 특이한 사냥 방식을 사용한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와이대 박사과정생 애런 유다 연구원은 주저자로서 2024년 심해동물연구센터(DARC) 동료들과의 대화 중 2019년 탐사 영상에 마귀상어가 담겼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9년 태평양 섬 해양 유산 보호구역 내 자르비스섬 인근에서 포착된 마귀상어 / 대양탐사재단(Ocean Exploration Trust)


연구팀은 당시 태평양 섬 해양 유산 보호구역 내 킹먼암초와 팔미라환초, 자르비스섬 주변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었다. 유다 연구원은 방대한 영상 자료를 세밀히 분석한 결과, 자르비스섬 북서쪽 해저산 인근에서 마귀상어를 발견했다.


서호주대 심해연구센터가 주도한 두 번째 관찰은 2024년 통가 해구에서 이뤄졌다. 해저에 설치된 카메라가 마귀상어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제이미슨 교수는 "마귀상어를 실제로 살아있는 상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상징적인 심해 동물을 직접 목격한 것만으로도 충격적인데, 하와이 연구진도 별도의 개체를 관찰했다는 소식에 믿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확보한 마귀상어 영상은 50일간 무중단 촬영한 기록 중 약 20초 분량에 불과했다.


마인드루-서호주심해연구센터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통해 마귀상어의 서식 범위가 기존 추정보다 넓고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귀상어는 미국 서해안과 호주, 일본 등 태평양 일부, 대서양과 인도양 특정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 차례 관찰 모두 서식이 보고되지 않았던 태평양 중부에서 이뤄졌다.


유다 연구원은 "마귀상어가 발견된 수심이 예상보다 훨씬 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통가 해구에서의 관찰은 기존 기록보다 700m 더 깊은 2000m 수심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상아리, 돌묵상어, 청상아리 등이 포함된 악상어목의 최저 서식수심 기록을 약 100m 경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