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기관 대상 배정 축소 가능성 안내
한투운용, 이후에도 카톡·유튜브서 공모가 취득 강조
결국 0주 배정...ETF는 공모가보다 높은 시장가 편입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불확실성이 커진 뒤에도 자사 상장지수펀드(ETF)의 '공모가 투자' 효과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신청 물량의 30% 수준만 배정될 수 있다고 안내한 이후에도 한투운용은 카카오톡 채널과 유튜브 세미나에서 스페이스X 공모가 취득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공모주를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해당 ETF는 스페이스X를 공모가가 아닌 상장 이후 시장가로 편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배정 축소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도 공모가 투자 효과를 부각한 마케팅이 적절했느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에게 신청 물량의 30% 수준만 배정 가능하다는 취지로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12일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최종 판매 가능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고, 한투운용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공모주를 확보하지 못했다.
배정 불확실성 커졌는데도 "ACE는 공모가로 투자"
쟁점은 한투운용의 홍보 시점이다.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가능성이 낮아진 이후에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를 통해 공모가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어갔다.
한투운용은 지난 10일 카카오톡 채널에 "스페이스X, 상장 후는 늦다. ACE는 공모가로 투자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게시했다. 같은 날 진행한 유튜브 세미나에서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주당 135달러의 고정된 가격에 스페이스X 주식을 취득한다"고 설명했다. 12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도 스페이스X 공모가 취득 효과를 강조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앞서 한투운용은 보도자료에서 "실제 IPO 공모 배정 결과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 편입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투자자 접점이 큰 카카오톡 채널, 유튜브, 온라인 홍보물에서는 공모주 미배정 가능성보다 공모가 취득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투운용은 이달 초부터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의 차별점으로 스페이스X IPO 직접 참여와 공모가 편입 가능성을 내세웠다. "IPO에 참여하는 것과 상장 후 편입하는 것은 차이가 명확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모주 배정 물량에 추가 매수를 더해 스페이스X 편입 비중을 최대 2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미국 IPO 시장에서는 대표주관사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물량이 줄거나 배정이 취소될 수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배정 축소 가능성 안내 이후에는 공모주 확보 여부 자체가 더 불확실해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충분히 전달됐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모가 대신 시장가 편입...투자자 기대와 결과 엇갈려
공모주 확보에 실패한 한투운용은 결국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에 스페이스X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편입했다. 공모가 135달러가 아닌 상장 이후 시장가를 기준으로 사들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편입 가격이 공모가보다 약 20% 높은 160달러 안팎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 편입 기대는 자금 유입으로도 이어졌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는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1300억원 넘게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상장 당일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도 전날보다 600억원 이상 늘어난 30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했던 공모가 편입 효과가 사라졌다. 반면 운용사는 커진 ETF 순자산을 기반으로 보수를 받는 구조가 남았다. ETF 보수는 투자 성과와 별개로 순자산에서 차감된다. 이 때문에 '공모가 편입"' 기대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자금을 모은 뒤 정작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공모주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투운용은 공모주 미배정과 마케팅 과정에 대해 사과했다. 회사는 지난 1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종적으로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며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기대감을 드리고 마케팅을 진행한 점은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각자대표 부회장의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보상 검토에 착수했지만 한투운용은 직접 보상 방안은 강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결과 자체보다, 배정 불확실성이 커진 이후에도 투자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냈는지가 핵심 쟁점이 돼서다. 한투운용이 스페이스X 공모가 편입을 ETF의 차별점으로 앞세운 만큼, 공모주 확보 실패 가능성과 배정 축소 리스크를 더 명확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