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검토에 중증질환 환자들이 "생명보다 표심을 택한 포퓰리즘"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16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청년층 민생 대책 명목으로 추진 중인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에 대해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며 "포퓰리즘식 탈모치료 건보 급여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건강보험의 본래 취지를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회는 "건강보험은 예상치 못한 질병과 고액 의료비로부터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이라며 "탈모 급여 확대는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라는 건강보험의 근간을 정면으로 흔드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증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가 지연되는 현실을 문제 삼았다. 연합회는 "신약이 개발돼도 건보 급여 등재가 미뤄져 중증 희귀난치질환 환자와 말기 암 환자들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한다"며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치료제 급여화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미루면서 생명에 직접 지장이 없는 질환에 건보 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것은 주객전도"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재원의 우선순위도 강조했다. 연합회는 "한정된 건보 재원은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살리는 곳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며 "중증 환자들의 생명줄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탈모치료 급여화 논의는 건보 재정 악화를 가속화하고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을 사지로 내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정부에 탈모치료 건보 급여화 추진 중단, 중증·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급여 등재 우선 추진,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가 국민 생명권을 외면하고 정책을 강행하면 중증질환 환자들과 연대해 강력한 저항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강보험은 원형 탈모나 지루 피부염으로 인한 병적 탈모에는 적용되지만, 유전성 탈모와 노화성 탈모는 비급여로 분류돼 있다.
복지부는 청년층이 취업 시장 진입 과정에서 탈모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고려해 청년기본법에서 정한 20~34살을 대상으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탈모치료의 건보 적용 확대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공론화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정 장관은 "청년층의 탈모가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관점과 우선순위를 고려해 중증 위주로 건보 적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나온 의견을 반영해 탈모치료 건보 적용 추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진행하는 국민참여 숙의·토론 프로그램인 '모두의 토론회'는 7월4일 첫 번째 주제로 탈모치료제의 건보 적용 여부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