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야권의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선관위의 내부 기강 해이를 강하게 질타하는 동시에, 이번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가동과 조직 개혁을 공론화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주권 침해로 분노하는 상황에서 선관위 청사 안에서는 골프 연습을 하는 등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며 "국민이 선관위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모두 선관위가 자초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정 대표는 "지금 선관위는 국민의 매서운 비판 앞에 자성하며 모든 언행에 극도로 유의해야 한다"며 "'도대체 선관위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국민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를 선관위 스스로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인적 쇄신이나 몇 명의 사퇴로 봉합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여권의 공세에 대한 경계감도 숨기지 않았다. 정 대표는 "다만 이 엄중한 국면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본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부정선거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도 아니고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또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 기구다. 이를 특정 세력이나 대통령과 무리하게 연결해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은 합리적으로, 해법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는 즉각적인 전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주 본회의를 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고 국조특위를 즉각 가동하겠다"며 "진상을 명명백백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겠다. 나아가 헌법상 독립 기관이라는 지위에 기대어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선거 불신을 초래한 선관위에 확실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한 이후 특위가 업무 보고, 청문회, 현장 조사까지 전방위적인 활동을 전개해서 티끌 하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해소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국정조사와 함께 선거 제도 개혁 TF를 중심으로 선거 관리 사무 전반과 선관위 조직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에 신속히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