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월드컵 시청을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옹호한 고등학생의 성명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한 고등학생이 올린 성명문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교장이 수업 시간에 월드컵 경기를 보여준 교사를 찾아내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학생이 직접 나선 것이다.
성명문을 작성한 고등학생 A씨는 "최근 월드컵 기간 선생님들께서는 학업에 지친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자 수업 시간을 할애해 경기를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교사와 학생이 값진 정서적 유대를 쌓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학교장의 반응은 달랐다. A씨에 따르면 학교장은 이를 두고 '학교에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선생님들을 강압적으로 호출했다. 경기를 틀어준 교사를 색출하라며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선생님들을 옥죄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학교장이 평소 그토록 강조하시는 본교의 교훈인 '정직' '명랑' '근면'의 가치는 대체 어디로 갔나"라며 "교사를 위압적인 태도로 대하고 통제하려는 모습이 과연 학교장이 말하는 올바른 교육관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A씨는 "수업 시간에 본교 생활 규정을 어기며 월드컵을 시청한 일부 학생이 아닌, 우리가 존경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선생님들을 향한 이러한 처사에 저를 비롯한 전교생은 끓어오르는 울화통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학생회 부회장이 아닌, 학교에 재학 중인 한 개인 자격으로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교장에게 색출을 중단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성명문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우리 딸들도 월드컵 시청했다던데 정말 잘 된 교육이라 생각한다", "수업 시간에 수업과 관계없는 일을 하면 안 되는 것이지만 이 정도는 교사 재량 아닌가", "수업 시간의 교육 내용은 교사가 판단하고 준비하지, 교장이 준비하지 않는다" 등 해당 교사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교장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고 해야 하는 자리니 이해한다", "왜 수업 시간에 월드컵 보여줬냐고 항의하는 학부모가 있을 수도 있다", "학생 본연의 임무는 수업 시간에 착실하게 공부하는 거다" 등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