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나나(임진아)가 자택 침입 강도를 제압한 후 역고소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넓히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12일 정당방위 성립 요건인 '상당한 이유'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를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 정의하며, 그 수단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거에 침입해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를 막는 경우와 흉기나 다중의 위력을 앞세운 공격에 대응하는 경우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하도록 했다.
전 의원은 "사후적 잣대로 현장의 공포를 재단하는 기계적 판단은 선량한 시민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법안 발의의 배경이 된 '나나 모녀 강도상해' 사건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했다. 30대 김모씨는 새벽 시간대 경기 구리시에 있는 나나의 집에 침입해 돈을 요구하다 나나 모녀에게 제압당해 미수에 그쳤다.
나나와 나나의 어머니는 김씨의 범행으로 각각 전치 33일, 전치 31일의 상해를 입었다며 진단서를 제출했다.
구속된 김씨는 자신도 부상을 당했다며 나나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법정에서도 자신은 흉기를 소지한 적 없고 오히려 나나 측이 먼저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인 나나가 가해자를 방어했다가 역고소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국내 정당방위 인정 범위가 좁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나나는 김씨의 역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증인으로 법원에 출석하기도 했다.
나나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들고 있던 흉기를 우선 빼앗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며 "피고인을 설득하고 애원해서 흉기를 놓게 했다"고 증언했다.
나나는 "왜 이렇게까지 어머니와 제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피고인이) 여기서 그만하고 반성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달 9일 남양주지원 형사1부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흉기 소지 침입 혐의를 계속 부인했던 김씨는 사실관계 오인과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