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이용자가 직접 추천 알고리즘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메인 피드까지 확대한다. 릴스와 탐색 페이지에 한정됐던 알고리즘 조정 도구가 인스타그램 주요 지면 전반으로 넓어지면서, 이용자는 앞으로 자신에게 표시되는 추천 콘텐츠의 방향을 보다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IT 매체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Your Algorithm(유어 알고리즘)' 기능을 메인 피드까지 확장하는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이 기능은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분류한 주제를 보여주고, 이용자가 해당 주제를 직접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그동안 소셜미디어 피드는 이용자의 클릭, 시청 시간, 공유, 저장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이용자는 추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알고리즘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보여주는지 알기 어려웠다. 인스타그램의 이번 업데이트는 이처럼 일방적으로 작동하던 추천 시스템에 이용자의 직접적인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아담 모세리(Adam Mosseri)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기능 확대에 대해 "이제 Your Algorithm 기능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를 확인하고 인스타그램의 모든 주요 부분에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제 단위의 조정만 가능하지만, 인스타그램은 향후 특정 인물, 다양한 기분이나 분위기, 콘텐츠 유형 등에 대한 요청도 반영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변화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 즉 LLM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세리는 과거의 랭킹 모델이 일반 이용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며, LLM을 활용하면 콘텐츠 묶음을 분석하고 이를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인스타그램은 이용자에게 '알고리즘이 무엇에 관심이 있다고 판단했는지'를 보여주고, 동시에 이용자가 '실제로 무엇을 보고 싶은지'를 시스템에 직접 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모세리는 알고리즘 추천이 여러 면에서 중요한 기술적 성과였지만, 동시에 이용자의 선택권에는 일정한 대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추천 시스템은 이용자가 무엇을 탭하고, 얼마나 오래 보고, 무엇을 공유하는지를 통해 학습해 왔지만, 정작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할 수 있는 통로는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 중 일부는 콘텐츠 자체 때문만이 아니라, 경험이 자신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이번 기능 확대를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닌 방향 전환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모세리는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을 자신에게 맞는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회사에도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쓰는 제품에 대해 의미 있는 수준의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인스타그램이 최근 이어가고 있는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이용자가 추천 엔진을 초기화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여기에 관심 주제를 직접 조정하는 기능까지 확대되면서, 이용자가 자신의 피드 환경을 재설계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다.
인스타그램 내부 추천 시스템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시청 시간이나 좋아요 수뿐 아니라 이용자 간 직접 공유가 중요한 랭킹 신호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실제로 관계성과 관련성을 느끼는 콘텐츠를 더 중시하겠다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변화의 핵심은 알고리즘이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을 직접 피드에 반영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인스타그램이 추천 시스템의 내부를 일부 공개하고 조정 권한을 넓히면서, 소셜미디어 피드가 보다 개인화된 동시에 이용자 주도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