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연설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항소심 공직선거법위반 재판이 선고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4형사부(고법판사 허양윤)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1심의 선고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벌금 400만 원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사안뿐 아니라 피고인의 당시 역할이나 영향력에 비춰봐도 가볍지 않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법으로 정한 제한(기간, 방법 등)은 정당하며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며 "법 위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보이고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 자체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며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25년 4월 7일과 16일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 집회 현장에서 당시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연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었던 같은 달 14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확성기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지지하고 이 후보를 반대하는 발언을 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법정에서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계획적인 선거 개입이 아니었다는 점을 적극 소명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집회 개소식 행사에 단순 참여했다가 주최 측의 요청에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발검했다"며 "특정 후보의 당락을 위해 능동적, 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최후변론을 마쳤다. 아울러 "자신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점을 차마 인지하지 못한 점,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의 구형량은 지나치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도 직접 발언권을 얻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당시 지지했던 홍준표 후보는 대선에 가지도 못하고 경선 중간에 탈락했다는 점을 잘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법을 고쳐 그것이 일반 사람들의 정당한 비판 행위조차도 전부다 범죄로 만드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가 위법을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이번 선거법 재판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7월 23일에 열릴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번 공직선거법위반 사건과 별개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