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가 화순금모래해변에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 조성사업이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파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수욕장 일대 공사 현장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기수갈고둥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화순해안 연안습지가 순식간에 콘크리트로 덮여버렸다"며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서 습지 생태계를 파괴한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귀포시는 반려동물 친화 관광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해변 내부에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과 운동장 등의 시설을 갖춘 특화해수욕장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용천수로 형성된 소하천 일부 구간이 콘크리트로 매립되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지역은 화순리 해안의 하강물, 각시물, 녹남물 등 다수의 용천수에서 흘러나온 물이 바다로 유입되는 지점으로, 제주도가 지정해 관리하는 도내 21개 연안습지 중 하나다.
환경단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소하천에서는 은어와 뱀장어를 포함해 15종 약 770마리의 어류가 채집됐다. 이는 천지연 하류의 8종 254마리와 비교해도 종다양성이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담수어류의 서식지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주변 방파제 건설과 하천 정비 작업 등으로 소하천 환경에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다양한 담수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현장 조사에서는 공사 구역 근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기수갈고둥 수십 개체가 발견됐다. 기수갈고둥은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기수 지역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희귀종으로, 서식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콘크리트로 매립된 구간에도 기수갈고둥이 서식했을 개연성이 크다"며 "서귀포시는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법정보호종에 대한 보전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제주도도 관리·감독 책임을 다해 소하천 매립 지역의 원상복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법정 하천에 해당하지 않고 보호구역도 아니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