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7일(수)

일본군 위안부 사죄한 '고노 담화' 주역, 고노 요헤이 전 의원 89세로 별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발표자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지난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노 전 의장은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다. 일본 언론들도 그의 별세 소식을 일제히 타전하며 생전 한·일 관계의 역사적 이정표가 됐던 담화 발표 업적을 집중 조명했다.


고노 요헤이 전일본 관방장관 / 뉴스1


그는 관방장관으로 재임하던 1993년 8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노 담화'를 세상에 내놨다.


이 담화는 위안소 설치와 관리, 이송 과정에 옛 일본군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여했음을 밝히고, 모집 과정에서의 강제성을 사실상 수용했다.


당시 고노 전 의장은 위안부 문제를 "당시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깊이 상처 입힌 문제"라고 규정하며, 피해자들을 향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뜻을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사히신문은 고노 전 의장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고노 전 의장은 처음으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고노 요헤이 전일본 관방장관 / 뉴스1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역시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을 맡아 1993년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담화를 발표했다"고 전하며 고인의 정치적 유산을 되짚었다. 


1937년 일본 가나가와현의 유력 정치가 집안에서 태어난 고노 전 의장은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1967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소속으로 처음 당선됐다.


이후 14선 의원으로 40년 넘게 의원직을 유지하며 무라야마 내각 부총리 겸 외무상, 오부치와 모리 내각의 외무상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3년에는 중의원 의장에 취임해 2009년까지 2029일간 재임하며 당시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의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