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0일(수)

李대통령 "전세 조금씩 사라질 것" 발언 사실이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절반 넘어

이재명 대통령의 "전세는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발언과 함께 임대차 시장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비중 확대가 이어지며 시장 구조 재편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전세난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전세라는 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거다. 일종의 사금융인데 이제는 조금씩 사라져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다.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세 제도 축소를 시장의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판단 하에, 고강도 규제로 인한 임대차 매물 감소를 불가피한 조정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와 전세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6월 약 2만 5000건에 달했던 서울 전세 매물은 올해 5월 1만 6000건 아래로 급감했다. 매물 부족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6.8/뉴스1


월세 또한 상승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5만 1196건 중 월세 계약은 2만 7719건으로 54.1%를 차지했다. 2023년 43%에서 11.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약 3년 만에 월세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월세 시장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전국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4월 105.5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산층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200만 원 이상 고가 월세 계약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이라는 핵심 기조 아래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유동성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차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 지역 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했고,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다. 생애 최초 등 정책 대출 한도도 축소됐다.


다만 급격한 정책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 축소가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을 키우고, 매매 여력이 있는 일부만 집을 매입하고 상당수는 월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모습. 2026.5.18/뉴스1


정부는 부동산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아우르는 추가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개편 등 고강도 세제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도 논의 대상이다.


임대차 시장의 월세 중심 재편으로 주거비 부담은 세입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월세와 반전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임차료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향후 보유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임대인의 비용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