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64년 만에 현역병 계급 체계를 개편한다. 현재 4계급 구조인 현역병 계급을 3계급으로 축소하고, 부사관은 4계급에서 5계급으로 확대하는 국방개혁 추진안을 발표했다.
지난 9일 국방부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인구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군의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한 군 계급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오는 7월까지 마련될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병 계급 체계는 이등병, 일등병, 상등병, 병장으로 구성된 4계급 구조다. 이 체계는 1962년 도입된 이후 64년간 유지되어 왔다.
국방부는 병 계급을 3계급으로 축소하는 이유에 대해 "2018년 현역병 복무 기간 단축 후에도 4계급 체계를 유지함에 따른 비효율적 요소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 기준으로 현역병 복무 기간이 1년 6개월로 단축되면서 기존 4계급 유지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3계급 체계로 변경되면서 현 4계급 중 어떤 계급이 폐지되는지, 계급명 변경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부사관 계급 체계는 반대로 확대된다. 1994년 완성된 현재의 4계급 체계(하사, 중사, 상사, 원사)를 5계급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계급별 적정 기간 복무 후 상위 계급으로 진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상사 계급의 장기 정체가 최대 17년에 이르는 등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은 병력 감소를 전제로 한 군 구조 재편이다. 국방부는 현역과 군무원, 공무직 근로자 등을 포함한 국방 인력 총 규모를 현재 56만명에서 2040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병역제도 개편도 함께 추진된다. 국방부는 국민개병제를 기반으로 하되 선택적 모병제를 검토하고, 계급 체계 발전과 복무 기간 조정, 국방 모집 체계 효율화, 보충역 제도 감축 및 폐지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선택적 모병제는 전면 모병제 전환이 아닌 징병제 틀 내에서 일부 분야에 모병 방식을 결합하는 방안으로 분석된다.
병력 감축으로 인한 전력 공백은 인공지능(AI)과 무인 체계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2040년 군 구조의 최종 목표로 '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로 증강한 병력 절감형 군 구조'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드론과 로봇 등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를 운용하는 부대를 전군에 대폭 확대한다. 드론 전력은 현재의 약 30배 규모로 늘리고, 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 능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GOP와 GP, 군항, 군 비행장, 군 중요 시설 등은 AI 기반 경계 작전 체계로 전환된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경계 병력을 줄이면서도 경계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안경계 임무는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해양경찰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예비전력 체계도 개편된다. 국방부는 상비예비군을 2040년까지 5만명 규모로 확대하고, 동원사단 등 동원위주부대의 무기체계와 장비를 상비사단 수준으로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예비군 조직을 국군 조직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국방 AI 대전환, 데이터 통합 활용, 국방 AI 인프라 구축, 초고속·초연결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한다. 국방부는 '50만 드론전사 양성'도 추진해 장병과 예비군의 드론 운용 능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세미나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오는 7월까지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