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9일(화)

"물 다음은 이것"... 전 세계가 조용히 쟁탈전 벌이는 '의외의 자원'

물 다음으로 인류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천연자원인 사막의 모래가 아닌 '강과 바다의 모래'가 전 세계적인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 문명을 건설하는 핵심 원자재인 건설용 골재 수요가 폭증하면서 환경 파괴와 생태계 교란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래가 물에 이어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과도하게 개발되는 자연 자원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7일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에 따르면 모래는 건축, 교통, 제조업 등 현대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고층 빌딩과 고속도로는 물론 유리 제품과 반도체 마이크로칩에 이르기까지 현대 경제 시스템은 이 흔해 보이는 자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채취되는 모래의 양은 500억 톤에 육박한다. 유엔환경계획 관계자 파스칼 페두지는 "현재 전 세계에서 일 년 동안 채취하는 모래의 양은 높이 27m, 폭 27m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을 만들어 지구 적도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전체의 모래 매장량은 엄청나지만 건축이나 공업용으로 사용 가능한 양질의 모래는 극히 제한적이다.


산업계는 주로 강, 해안, 얕은 바다 밑, 채석장의 모래와 자갈에 의존하는데 이 지역들은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핵심 구역이다. 모래는 수질을 여과하고 강바닥과 해안을 안정시키며 수많은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강바닥에서 골재를 과도하게 채취하면 홍수 위험이 커지고 지하수위가 낮아지며 수생 생물의 서식지가 파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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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생태계의 불균형은 토양 비옥도 저하와 수질 염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식량 생산량에 타격을 준다.


해양 환경 역시 대형 준설선이 바다 밑바닥을 대규모로 긁어내면서 해저 구조가 무너지고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미생물 군집이 훼손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어촌 지역은 이미 수산 자원 감소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해변의 모래는 해수면 상승과 폭풍 침식을 막아주는 천연 방파제 역할도 수행한다. 모래 채취로 해변 면적이 줄어들면 연갈 지역의 홍수 방어 능력이 떨어지며 몰디브 같은 섬나라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다.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도 나타났다.


유데이환경계획은 각국 정부에 국가 자원 인벤토리 구축과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를 요구하며 모래를 전략 자원으로 지정해 관리할 것을 촉구했다.


재생 콘크리트나 대체 건축 자재의 보급, 지속 가능한 건설 모델의 도입도 채굴 압박을 줄일 대안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많은 국가가 여전히 모래를 주요 전략 자원으로 분류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현대 경제를 지탱하는 모래의 생태적 가치에 대한 글로벌 사회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