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현에 거주하는 수집가 두 명이 한국 문화유산 173점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무상 기증했다.
지난 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에 사는 미야타 이즈미 씨와 나카하라 쿠니오 씨가 우리나라 문화유산 173점을 기증했다고 발표했다.
전 이와쿠니 역사자료관장인 미야타 씨는 이미 지난해 12월 분청사기 등 한국 문화유산 41점을 같은 연구원에 기증한 경험이 있다. 당초 그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증하려 했지만, 재단이 유물의 특성과 활용 가치를 검토한 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으로 기증처를 연결해줬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들은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제작된 서화, 도자기, 전적, 고문서 등 폭넓은 영역을 포괄한다.
이들 대부분은 19세기 말 조선에 와서 청일전쟁에 참전하고 일본공사관 호위무관으로 근무한 히가시와오가 수집한 것들이다. 수집 과정을 기록한 노트 22점과 히가시 관련 문서 90점도 함께 전달됐다.
미야타 씨의 기증 소식을 들은 같은 지역 거주자 나카하라 쿠니오 씨도 동참했다. 나카하라 씨는 자신이 소장하던 한국 서화 5점을 추가로 기증했다.
두 기증자는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면서 "문화유산이란 개인의 소장품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사람과 그 가치를 나눌 때 비로소 빛난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장기승 충남문화연구원장은 "해외 민간 수집가의 자발적 기증이 현지 지역사회에서 확산한 국외 소재 문화유산 환수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간 공들여 추진해 온 현지 문화유산 환수 네트워크 구축과 공공 환수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앞으로도 국외재단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유산의 귀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전시·교육·연구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미야타 씨와 나카하라 씨가 작년과 올해 기증한 총 214점의 유물에 대해 보존 처리와 정밀 조사를 진행한 뒤, 올해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과 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에서 충남으로 돌아온 국외 환수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특별 순회전시회를 열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