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9일(화)

트럼프, 법무장관에 '개인 변호사 출신 최측근' 블랜치 지명... 상원 인준 가시밭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석인 연방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자신의 개인 변호사 출신이자 최측근인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을 지명하면서, 당 안팎의 거센 반발 속에 험난한 상원 인준 과정을 예고했다.


8일(현지 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랜치 대행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하는 지명안을 연방 상원으로 송부했다. 연방 법무장관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2기 행정부 초대 법무장관 팸 본디가 민간 영역으로 돌아간다고 알리면서 블랜치 부장관이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디 전 장관 경질 후 두달여 만에 신임 법무장관 후보자 인선을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 비공개 행사에서 "블랜치를 정식 법무장관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하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2026년 6월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2026 NBA 파이널 3차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뉴욕 닉스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블랜치 후보자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당시 기소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 대리를 맡으며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특히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을 비롯해 기밀문건 유출 특검 수사와 2020년 대선 불복 논란 사건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전방위로 방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법무장관 대행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며 가장 높은 충성심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 법무장관에 자신의 상원 탄핵소추 사건 변호사였던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을, 부장관에 블랜치 후보자를 임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본디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정적에 대한 수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지난 4월 경질됐고, 블랜치 후보자가 대략 2개월간 장관직을 대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파를 초월한 공정한 업무 수행이 요구되는 법무장관에 '최측근 충성파'를 기용키로 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연방 상원의 인준 통과 여부가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랜치 후보자가 주도한 이른바 '반(反)무기화 기금'을 두고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그가 인준에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더힐 역시 그가 과거 부장관 지명 당시에는 당적에 따라 52대 46으로 인준을 통과했으나, 이번에는 반무기화 기금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블랜치 후보자는 해당 기금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026년 6월 2일(현지 시간)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부 장관 대행이 레이번 하원 사무실 건물에서 열린 하원 세출위원회 산하 상무·법무·과학·관련기관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존 튠 의원은 "핵심 보직에 관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정치 환경에서는 그 어떤 인준도 '안전한 승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원 반대가 유력하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에 일부 찬성표를 던졌던 존 페터먼 상원의원조차 "블랜치 후보자를 지지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NYT는 백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 공개 논란도 장애물로 지목했다. 본디 전 법무장관은 연방 하원 비공개 진술에서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둘러싼 논란의 책임을 블랜치 후보에게 떠넘긴 바 있다.


법무부 감시 단체 '저스티스 커넥션' 대표인 스테이시 영은 성명에서 "블랜치 후보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역할을 멈춘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위를 이용해 대통령 일가와 부패한 거래를 맺고 보복성 기소를 밀어붙이며 공무원을 불법 해임하고 내부고발자와 사법부를 공격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제도적 규범 파괴는, '정의(Justice)'라는 가치가 이름에 새겨진 기관을 이끌 자격을 스스로 잃게 만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