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아파트에 둥지를 틀었던 수리부엉이 가족이 올해도 같은 장소를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독립을 앞둔 둘째 새끼를 둘러싼 부모의 상반된 육아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은 시청률 4.6%(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둘째 수리부엉이가 처음 난간에 오르는 장면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4.8%를 달성하며 이날 최고의 순간으로 꼽혔다.
방송에서는 지난해 전주 한 아파트 12층 화단에서 새끼들을 성공적으로 독립시켰던 수리부엉이 부부의 올해 근황이 공개됐다. 첫째는 이미 둥지를 떠났지만, 둘째는 여전히 부모 곁에 머물며 독립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둘째 수리부엉이는 체격상으로는 성체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둥지 밖 세상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형과 달리 난간 오르기 연습보다는 햇볕 쬐기와 잠자기를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엄마 수리부엉이는 직접 둥지 밖으로 나와 시범을 보이며 둘째의 독립을 유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현장을 재방문한 조삼래 교수는 "경계 행동과 몸을 부풀리는 모습으로 볼 때 건강상 문제는 없다"며 "개체별 성향 차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엄마 수리부엉이는 작년과는 다른 독립 훈련법을 시도했다. 과거에는 아빠가 사냥한 먹이를 모두 새끼에게 양보했지만, 올해는 둥지 근처에서 직접 먹이를 섭취하며 둘째를 밖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먹이를 활용한 독립 유도 행동으로 해석했다.
아빠 수리부엉이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새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둥지 안까지 먹이를 직접 가져다주는 과보호 모습을 보였다. 먹이를 손질하지 않은 상태로 가져와 둘째가 당황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엄마는 이런 아빠의 행동을 못마땅해하며 지속적으로 독립을 재촉했고, 과보호하는 아빠와 엄격한 엄마의 대조적인 육아 방식은 현실 부모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둘째에게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날갯짓 연습을 계속하던 둘째는 드디어 난간 위에 올라서며 새로운 세계와 첫 만남을 가졌다.
독립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난간에 오른 둘째는 물까치의 공격을 당하고 구조물 사이에 끼이는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엄마는 여전히 먹이를 쉽게 주지 않으며 독립을 독려했고, 아빠는 새끼 곁에서 보호자 역할을 계속했다.
결정적 순간은 비 내리는 날 찾아왔다. 둘째는 아빠를 향해 날아가려다 미끄러지면서 산 반대편으로 떨어졌다.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엄마는 멀리서 새끼를 관찰했고, 둘째는 낯선 환경에서도 점차 산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길고양이와의 조우, 자동차 소음에 대한 놀라움 등 여러 위험 상황을 겪었지만 둘째는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갔다. 어디선가 들려온 아빠 수리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부모가 멀리서 지켜보는 가운데 둘째는 마지막 힘을 쏟아 날갯짓했고, 마침내 산으로 향하며 자연으로의 복귀에 성공했다.
수리부엉이 가족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목격한 집주인 한현옥 씨 부부는 "소중한 새들이 다시 찾아와 줘서 고마웠다"며 "끝까지 새끼를 돌보고 이끄는 부모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SBS 'TV 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된다.
독립을 주저하던 새끼가 결국 스스로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동물의 이야기를 넘어 모든 성장과 이별의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