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시장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압구정, 성수, 잠원 등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전개됐던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이 이제 여의도로 무대를 옮기는 분위기다.
한강변 프리미엄 입지와 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여의도는 향후 서울 최고급 주거지로 재편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기대감 속에 여의도 대표 재건축 단지인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건설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화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롯데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와 호반건설, 제일건설 등 중견 건설사까지 총 7개 업체가 참석했다.
목화아파트는 1977년 준공된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기존 2개 동, 12층, 312가구 규모에서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416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1370만원으로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고급 설계 적용, 금융비용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한강변 핵심 입지의 공사비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7월 9일로 예정돼 있다.
여의도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는 시범아파트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업비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이 단지는 1971년 준공 이후 재건축을 통해 기존 1584가구에서 최고 59층, 2491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변신할 계획이다.
시범아파트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상태로, 한강변 개방형 설계와 공공보행통로, 문화공원 조성 등을 포함한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단순한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넘어 여의도 한강변 스카이라인과 도시 구조를 바꾸는 상징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2023년 공작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대우건설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단지는 모두 공동도급을 제한하고 있어 단독 시공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 간 정면 승부가 예상된다.
최근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의도와 같은 핵심 입지에서는 브랜드 가치와 향후 수주 확장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의도 재건축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강 조망권은 물론 금융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직주근접 수요가 탄탄한 데다, 지하철과 도로망 등 교통 접근성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초고층 고급 주거단지로 재편될 경우 광화문, 강남과 함께 서울의 핵심 업무·주거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별화된 외관 설계,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평면 구성, 고급 커뮤니티 시설, 공기 단축 방안, 이주비 및 금융 지원 조건 등이 조합원 표심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갖췄는지가 시공사 선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