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8일(월)

정재헌 SKT, 엔비디아 AI 팩토리 실행 맡았다...HBM 동맹 넘어 AI 인프라로

엔비디아 DSX 기반 GW급 AI 클라우드 구축

2027년 첫 가동, 투자·거버넌스·대외협력 거친 CEO가 지휘


SK텔레콤(SKT)이 엔비디아와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 


왼쪽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재헌 SK텔레콤 CEO / 사진제공=SK텔레콤


8일 SKT는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국내 AI 인프라를 키우는 구상이다. 첫 AI 팩토리 가동 시점은 2027년이다. 


지난주 GTC 타이베이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회동해 그룹 차원의 협력에 합의했다. 합의는 그룹이 했고, 실행 주체는 SKT다.


그룹 안에서 엔비디아와 가장 두꺼운 접점을 쌓아온 곳은 SK하이닉스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으로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사 자리를 지켜왔다. 최 회장도 올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 3월 산호세 GTC에 이어 이번 타이베이까지 젠슨 황과 만나며 반도체 동맹을 다졌다. 하지만 이번 AI 클라우드 사업의 전면에 선 것은 SK하이닉스가 아닌 SKT다.


왜 SK하이닉스 아닌 SKT인가


SKT를 앞세운 근거는 젠슨 황의 발언에 담겼다. 그는 "통신 네트워크는 국가 AI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람과 기업,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통신망이 AI 클라우드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사가 AI 인프라의 운영 주체가 되는 구도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T는 자체 AI 모델 'A.X K1' 학습에 엔비디아 네모트론 데이터셋을 활용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번 협력으로 SKT는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 프로그램에 합류한다. 블랙웰 GPU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공급되는 베라 루빈 플랫폼까지 순차 활용한다.


데이터센터 운영 실적도 쌓았다. SKT의 올해 1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3% 늘었다.


정재헌이 맡은 '실행의 자리'


AI 클라우드 사업의 전면에 선 곳은 SK하이닉스가 아니라 SKT다. SKT가 맡은 범위는 'GPU 구매' 그 자체보다 넓다. 엔비디아 DSX 기반 데이터센터를 짓고, 블랙웰 GPU와 베라 루빈 플랫폼 도입 일정을 맞춰야 한다. 전력 확보, 클라우드 운영, 해외 확장도 사업 범위에 들어간다.


역할은 계열사별로 갈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와 차세대 반도체 협력에 남고, SKT는 데이터센터와 통신망을 맡는다. SK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 범위가 HBM 공급에서 AI 인프라 운영으로 넓어졌다.


이 사업을 이끄는 인물은 정재헌 SKT CEO다. 1968년생인 정 CEO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 신임 CEO로 선임됐다.


정 CEO는 판사 출신이다. 2020년 SKT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한 뒤 2021년 SK스퀘어 설립 때 투자지원센터장을 맡아 전략·법무·재무를 총괄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모회사다. 2024년부터는 SKT 대외협력 사장과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겸했다.


이번 협력에는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조달,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해외 빅테크와의 계약 구조가 함께 걸려 있다. 그룹 내 역할 조율도 필요하다. 정 CEO가 거친 법무·투자·대외협력·거버넌스 업무가 엔비디아 협력의 실행 조건으로 붙었다.


양사는 설계 단계부터 GPU와 메모리 성능을 함께 끌어올리는 새 컴퓨팅 아키텍처를 공동 연구하기 위한 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SKT는 2027년 한국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한 뒤 GW급 AI 클라우드로 확장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인프라를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