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6일째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체계적인 장기 농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는 시민들이 태극기와 '재선거'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참정권 보장", "국민의 기본권을 회복하라"고 외치며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고 있다.
이들은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됐던 잠실7동 투표함이 경찰 강제 개입으로 이곳에 이송된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 규모는 이날 0시께 7000명 가까이 몰렸다가 새벽에 다소 줄어들었으나, 오후 12시 35분 현재 경찰 비공식 추산 약 2000명이 집결해 있다.
전날 오후 보수 유튜버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참석해 '청와대 앞 시위'를 제안했지만 시민들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개표소 앞을 지키고 있다.
현장에서는 "잠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장소인데 청와대로 움직이면 정치적 집회로 간주돼 불리해진다"는 의견과 "잠실은 참정권 침해의 상징적 장소이자 투표함이 있었던 곳이고, 경찰력이 둘러쌓기 쉬운 청와대와 달리 탁 트여있어 시민들이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분석이 공유되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에는 자발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됐다. 생수와 이온음료, 커피, 초코바, 햄버거, 여성용품, 마스크, 비상약 등이 놓인 임시 지원 테이블에는 "전국 애국자 시민이 사비로 보낸 물품입니다. 낭비하지 마시고 꼭 필요한 것만 사용해주세요", "음료·과자 많이 가져가세요", "편하게 가져가세요", "익명의 시민이 기부했습니다"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배터리 충전 구역도 운영되고 있으며 "배터리 잔량 30% 이하인 경우만 지원 가능"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충전 순서를 기다리거나 서로 충전기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경기장 주 출입구 한 곳에 기동대 인력 수십 명을 배치하는 등 기동대 약 400명을 현장에 투입해 대치 중이다.
현재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부터 이틀간 개표소 옆 건물 KSPO돔(체조경기장)과 88잔디마당에서 수만 명이 몰리는 K-팝 공연이 예정돼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