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5일(금)

한투증권, 코인원 3대주주로...김성환 SI 명분은 '컴플라이언스'

800억 들여 지분 20% 확보

코인원, 특금법 위반 9만건...7월 28일까지 영업일부정지 처분 기간


한국투자증권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 기간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 8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투자를 단순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SI)라고 설명하며 코인원의 보안성과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투자 이유로 들었다. 코인원은 지난 4월 특금법 위반 약 9만건이 확인돼 영업일부정지 3개월, 과태료 52억원, 대표이사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상태다.


지난 4일 김 사장은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투자는 단순 지분 투자 목적의 FI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참여한 것"이라며 "제도권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업비트나 빗썸이 아닌 코인원을 택한 이유로는 시장점유율보다 보안성과 컴플라이언스, 주주 구성을 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한다. OKX벤처스도 같은 규모로 참여해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코인원 주주 구성은 차명훈 대표 30.36%, 컴투스홀딩스 24.54%,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 각각 20% 순으로 바뀐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공동 3대 주주가 된다.


FIU 제재 기간에 들어간 800억 투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김 사장이 코인원의 강점으로 '컴플라이언스'를 꼽은 시점에 코인원은 FIU 제재 기간 안에 있었다. FIU는 지난해 4~5월 코인원을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현장검사를 벌인 뒤 특금법상 위반 사항 약 9만건을 확인했다.


FIU에 따르면 코인원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6개사와 총 1만113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했다. 고객확인의무와 거래제한의무 위반도 약 7만건 확인됐다. 초점이 맞지 않거나 일부 정보가 가려진 실명 확인 증표로 고객 확인을 완료 처리한 사례가 약 4만건, 고객 확인 조치가 끝나지 않은 고객의 거래를 제한하지 않은 사례가 약 3만건이었다.


FIU는 코인원에 4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영업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처분 대상은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입출고 제한이다. 가상자산 매매·교환과 원화 입출금은 제한 대상에서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분 인수는 이 처분 기간에 이뤄졌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 가격 산정 과정에서 FIU 제재 리스크를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 코인원의 AML·KYC 내부통제 개선 과정에서 어떤 주주 권한을 행사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주·구주 배분은 아직 비공개


이번 투자는 구주와 신주가 섞인 구조다. 코인원 최대주주인 차명훈 대표와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구주 일부, 코인원이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컴투스홀딩스는 보유 중인 코인원 주식 6만8894주를 약 346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 대상 주식은 코인원 전체 주식 수의 약 10%다. 처분 뒤에도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보유분을 포함해 지분 24.54%를 보유하며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입한 800억원 가운데 코인원에 들어가는 신주 인수 대금과 기존 주주에게 지급되는 구주 매입 대금의 세부 배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사장이 이번 투자를 SI라고 설명한 만큼, 코인원의 사업 확장에 실제로 쓰이는 자금 규모와 기존 주주 지분 매입분의 구분은 확인 대상이다.


코인원의 본업 수익성은 사실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해 매출 455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4.7%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82.9% 줄었다. 지난해 말 회원 예치금은 1833억원이었다.


왼쪽은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른쪽은 스타 쉬(Star Xu) OKX Founder & CEO / 사진제공=오케이엑스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20% 확보에 800억원을 투입한 점을 단순 환산하면 코인원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 안팎이다. 다만 이번 거래는 구주와 신주가 섞인 구조여서 단순 환산 수치만으로 투자 가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김 사장은 이날 "현재 시장은 거래소의 코인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 점유율에 주목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를 통해 다양한 라이선스가 허용되면 사업 영역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이 위탁매매에서 신용공여, 대차거래, 프라임브로커리지 등으로 수익원을 넓혔듯 가상자산 시장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의 코인원 지분 인수 절차는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코인원의 영업일부정지 기간은 7월 28일까지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 가격 산정에서 FIU 제재 리스크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코인원 내부통제 개선에 어떤 주주 권한으로 관여할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