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아내를 온몸에 구더기가 들끓을 정도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육군 부사관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지난 3일 JTBC에 따르면, 군 법원은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 A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 B씨의 몸에 욕창과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17일 A씨가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집 안에서 전신이 오물로 오염된 채 이불을 덮고 의자에 앉아 있는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이송 중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다음날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당시 현장 상황은 참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19구급대원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돼 있고 수만 마리 구더기가 전신에 퍼져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응급실 의사는 "식염수로 아무리 씻어내도 구더기가 계속 나왔다"며 "도저히 다 닦아낼 수 없어 그 자리에서 붕대를 감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의사는 또 "처치실이 시체 썩는 냄새로 가득했다"며 "옷과 온몸에 냄새가 밸 정도였다"고 말해 A씨의 '방향제 때문에 냄새를 몰랐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15년간 부검하면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 구더기가 나온 건 딱 두 번 왔다"며 그중 한 번이 바로 이 사건이라고 증언했다.
A씨는 재판에서 아내의 상태가 심각한 줄 몰랐으며 아내가 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유족들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A씨에게 분노해 달려들다 제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유족 측은 "잘못을 뉘우치거나 미안해하거나 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아 너무 억울해서 달려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1심을 담당한 군사법원은 "피해자를 장기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A씨의 태도를 강하게 질책했다.
군검찰은 "더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