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5일(금)

냉장고 문 열었더니 80년 전 비밀의 방이... 뉴욕 138년 노포의 소름 돋는 반전

미국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유대인 전통 식당이자 살아있는 역사적 기념물인 '카츠 델리'(Katz's Deli)가 수십 년 동안 닫혀 있던 비밀의 공간을 다시 열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하동부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상징적인 명소로 꼽히는 이 식당이 약 80년 만에 숨겨진 역사의 한 조각을 공개하며 뉴욕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츠 델리는 이스트 휴스턴가 205번지 모퉁이에 위치한 매장 내부의 숨겨진 공간인 '더 러들로우 룸'(The Ludlow Room)을 복원해 개장했다.


뉴욕 포스트


68석 규모의 이 유서 깊은 다이닝 룸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 1949년 이후 거의 80년 만에 처음이다. 전후 시기인 1949년부터 2026년까지 카츠 델리에서 판매된 모든 고기가 이 방 안의 화물 저울로 무게를 측정했을 만큼 식당 운영의 핵심 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과거 이 공간이 폐쇄됐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식당이 너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카츠 델리의 대표 메뉴인 파스트라미와 콘비프, 브리스킷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하자 식당 측은 손님들이 모이던 이 다이닝 룸을 거대한 대형 워크인 냉장고로 개조해 후방 지원 운영 공간으로 사용해 왔다. 뉴욕의 유서 깊은 레스토랑 문화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와중에도 카츠 델리는 주변 지역의 변화와 경제 침체, 외식 트렌드의 변화를 모두 이겨내고 살아남아 이 방을 다시 손님들에게 돌려주게 됐다.


이번 대대적인 복원 작업은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오리지널 주석 천장과 20세기 초반의 시대적 감성을 담은 조명 등 카츠 델리 특유의 독특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건축학적 디테일을 그대로 보존해 뉴욕 노포의 깊은 감성을 살려냈다.


이 아늑한 다이닝 룸 내부에는 전담 고기 절단사가 상주하며 자리에 앉은 고객의 주문에 맞춰 파스트라미와 콘비프, 브리스킷을 현장에서 직접 손으로 썰어 제공한다. 붐비는 시간대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작년에 유명 DJ 제즈 데드가 게릴라 레이브 파티를 열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것처럼 향후 프라이빗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뉴욕 포스트


카츠 델리의 5세대 임원인 제이크 델은 "우리는 항상 카츠 델리가 단순한 식당 이상이며 살아있는 뉴욕 역사의 한 조각이라고 말해왔다"라며 "이 방을 다시 여는 것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 중 잊혔던 한 장을 발굴해 내는 기분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카츠 델리는 1888년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모리스 아이슬란드와 하이먼 아이슬란드 형제가 처음 문을 열었다.


얼마 후 사촌인 윌리 카츠가 합류하면서 그의 성을 딴 현재의 이름이 완성됐다. 1920년대에 러들로우 가에 영구적인 터전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다운타운의 대들보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계로 썬 고기가 아닌 장인이 직접 손으로 썬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와 신선한 머스타드, 두껍게 썬 감자튀김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매장 벽면은 대를 이어 방문한 수많은 유명인과 고객들의 액자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손님들이 복고풍 티켓 시스템에 따라 주문한 음식을 받아 가는 고유의 전통을 고수하는 이 식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일 수천 건의 인증샷이 올라오는 뉴욕 최고의 랜드마크다. 러들로우 룸의 부활은 오직 카츠 델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 통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