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한국 댄스음악의 시대를 연 가수 김완선이 데뷔 40년의 음악적 고뇌와 내공을 무대 위에 쏟아냈다.
지난 3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김완선은 화려한 댄스 가수라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아티스트로서의 깊은 면모를 보여줬다.
데뷔 전 '인순이와 리듬터치'로 활동했던 김완선은 "첫 무대는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는 '나 언제 무대에 서나' 하고 손꼽아 기다리던 때였다"라며 "무대에 대한 공포증이 전혀 없었고, 내가 준비한 걸 다 보여주고 온 데뷔 무대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무대에서 김완선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곡으로 '모노드라마'를 소개하며 전성기 시절의 아픔을 털어놓았다.
김완선은 해당 곡을 꼽은 이유에 대해 "나를 가사로 가장 잘 표현하는 노래"라고 밝히며, "너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고 모든 걸 통제당하다 보니 어느 순간 껍데기만 남아있고 안은 다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화려한 조명 속에서 철저한 통제를 겪어야 했던 어린 날의 정체성 혼란을 담담하게 꺼내놓은 순간이다.
김완선은 자신의 음악이 가진 문학성과 철학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완선은 "보통 저라고 하면 '댄스'를 가장 먼저 생각하셔서 가사에는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사실 제 노래의 가사들은 굉장히 심오하다. 그 철학적인 가사를 오늘은 마음껏 만끽하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연은 데뷔곡 '오늘밤'부터 '싫어요', '리듬 속의 그 춤을' 등 40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세트리스트로 채워졌다.
김완선은 변함없는 화려한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선보이며 무대를 장악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명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무대에서는 직접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김완선은 4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여전히 진화하는 디바의 품격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