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3일(수)

아버지를 잃은 아들, 아들을 잃은 아버지...한화에어로 덮친 '두 父子'의 비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화재 사고 사망자들의 신원이 확인된 가운데, 숨진 직원 중 2명이 부자(父子) 관계로 한 직장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일 경찰과 소방, 대전 유성구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50대 직원의 아들과, 입사한 지 불과 96일 만에 변을 당한 20대 비정규직 직원의 아버지가 모두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에서 부자가 함께 일하다가 한 가족은 아버지를, 다른 가족은 아들을 한순간에 잃는 비극을 맞았다.



신원확인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들은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배정받았다. 현장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피엔딩' 문구가 적린 근조기와 사측이 보낸 장례용품이 배치됐다.


사측과의 장례 일정 및 보상 협상이 결렬되면서 유족들은 대부분 대전시 유성구 일대에 마련된 임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3일 오전 장례식장을 방문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마주한 유가족들은 무거운 슬픔 속에서 격한 감정을 쏟아내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유족은 손 대표를 향해 울분을 토했다. 재발 방지 대책과 회사 입장, 명확한 대책을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유족들이 조건을 제시하기보다 회사가 먼저 생각하고 있는 방안을 설명해달라"며 "합당한 제안이면 생각해볼 테니 먼저 제안을 해달라"고 말했다. 


손재일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정말 죄송하다. 최대한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장례 절차와 협상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유족의 뜻에 따라 먼저 화장 일정을 확정한 사망자도 나왔다.


울산에 연고를 둔 한 사망자의 유족은 사고 발생 후 사흘이 지난 만큼 고인이 편히 영면에 들 수 있도록 오는 4일 오후 2시 30분 화장장을 예약하고 고향에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방산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유족 대표 선임 절차를 돕고 합동분향소 설치를 추진 중이다. 유성구청은 전담팀을 구성해 공무원들을 빈소에 배치했으며, 대한적십자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활동가들이 유가족들의 심리 치유 지원을 위해 장례식장에서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