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내 커뮤니티에서 익명성에 기대 선배 직원을 조롱하던 신입사원이 한순간에 신상이 털리고 실명 사과문까지 작성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기업 메모리 부문 신입 사원이 20년 차 파운드리 수석한테 '징징대지 말고 퇴사하라'고 한 레전드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성자 A 씨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의 한 수석급 직원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장문의 글이었다.
해당 수석은 회사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이 글에 익명의 직원 B 씨가 "징징대지 말고 퇴사해라"라는 날 선 비아냥 댓글을 달면서 사내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익명 뒤에 숨은 조롱은 오래가지 못했다. 분노한 임직원들이 B 씨가 과거 사내 커뮤니티에 남긴 흔적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신상이 순식간에 특정됐다.
A 씨는 "B 씨가 과거에 남긴 글들의 내역을 보니 버스노선 신청 요청 글이 있었고, 신상이 파악됐다"며 "조사 결과 올해 입사한 '26번 사번' 메모리 부문 직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운데가 '*'표 처리된 실명도 있었다. 댓글 이후 1시간 동안 다 털렸다"며 "잘 돌아간다. 회사"라고 혀를 찼다.
온라인상에는 B 씨의 사내 메신저 아이디와 전화번호, 나이, 출신 지역, 학력, 석사 논문 제목, 개인 SNS 계정은 물론 대학 시절 소속 연구실 홈페이지까지 탈탈 털려 공유됐다.
해당 신입사원은 호된 대가를 치르고 있다. A 씨는 "현재 우리 회사는 입사하고 반년 정도는 교육이라 저 신입은 아직 실무도 안 한 사람이다. 결국 (B 씨는) 사내 게시판에 실명으로 사과문까지 남겼다"며 "보통 이런 경우 바로 해고라고 하는데, 수습 기간은 끝난 상태라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현지 분위기를 옮겼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부서 임원은 직원들에게 "손가락 조심하라"는 취지의 강력한 경고 공지를 내렸고, 논란의 신입사원은 인사팀에 호출돼 면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