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3일(수)

삼성전자, HBM5 실물 모형 최초 공개...엔비디아 공급망 집중 공략

삼성전자가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5 실물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현재 양산·공급 중인 HBM보다 성능과 집적도를 높인 차세대 제품으로,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지난 2일 삼성전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전시장에서 HBM5 목업을 선보였다. 목업은 실제 제품 양산 전 단계에서 외형과 구조를 보여주는 모형이다. HBM5 개발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HBM은 AI 가속기와 서버에 들어가는 핵심 메모리다. 데이터 처리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높인다. 세대가 올라갈수록 처리 속도와 집적도가 높아지지만, 발열을 제어하는 기술도 함께 중요해진다.


삼성전자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박람회에서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5 실물모형(mock-up)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HBM5의 핵심 기술로 열관리 솔루션을 앞세웠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급변하는 AI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파운드리, 로직,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AI 시스템이 초고성능·초고집적 구조로 진화하면서 단순한 메모리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처리 효율과 열관리 기술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언급한 HPB(Heat Path Block)는 HBM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더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방출하기 위한 기술이다. AI 연산량이 늘수록 메모리의 발열 부담도 커지는 만큼, 차세대 HBM에서는 열 저항을 낮추는 구조가 성능 안정성의 관건이 된다.


송 사장은 7세대 제품인 HBM4E에서 HPB 기술 검증을 마쳤고, HBM5에는 열 전달 경로를 추가해 열 저항을 낮추고 동작 안정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HBM5에는 2나노 베이스 다이 공정도 선제적으로 적용된다.


베이스 다이는 여러 층으로 쌓인 D램과 외부 시스템을 연결하는 기반 칩이다. 이 부분의 공정 미세화는 데이터 처리 효율과 전력 효율, 패키징 경쟁력에 영향을 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함께 보유한 구조를 차세대 HBM 경쟁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송 사장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컴퓨텍스 2026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제품군을 전면에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에 탑재되는 LPDDR5X를 전시하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부각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7세대 HBM인 HBM4와 HBM4E도 함께 소개했다.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기술을 적용한 RDIMM, 낸드를 수직 적층하는 차세대 메모리 고대역폭플래시(HBF)도 전시 품목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주요 파트너들과 함께 AI 기술의 미래를 그려가는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을 선보였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AI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컴퓨텍스 2026 전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차세대 HBM과 AI 메모리 솔루션을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HBM5 목업과 열관리 기술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협력 제품과 HBM4·HBM4E 라인업을 내세우며 AI 메모리 경쟁의 다음 단계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