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3일(수)

최태원 "2030년까지 메모리 병목"...SK, 5년 내 웨이퍼 캐파 2배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5년 안에 웨이퍼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수요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공급망을 빠르게 압박하는 가운데 SK가 중장기 투자 목표를 수치로 제시한 것이다.


지난 2일 최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장 내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취재진과 만나 "메모리 병목현상은 오는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산능력 확대를 전속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메모리 팹을 짓는 데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며 "이런 난관에도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SK그룹 총수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상대로 5년 단위의 생산능력 확대 수치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국내외 생산·패키징 거점을 넓히고 있다. 청주 M15X, P&T7 공장,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이 투자 대상이다. 최 회장의 발언은 AI 서버와 가속기 시장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나온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지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고 있다. / 뉴스1


최 회장은 단순한 메모리 공급 확대를 넘어 'AI 팩토리' 구축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는 AI용 메모리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인텔리전스를 생산할 수 있는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데 도전하고 싶다"며 "이것이 전 인류에 기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기업들과의 협력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최 회장은 TSMC와의 협력에 대해 "차세대 제품인 HBM4 베이스 다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HBM4E 개발 일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고객사는 한 곳인 만큼 고객 일정에 맞춰 완벽한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만 방문 일정도 반도체 공급망과 맞물려 있다. 최 회장은 "AI 사업을 확장할수록 우수한 대만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TSMC, 폭스콘, 에이서 등을 직접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전날인 1일 타이베이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났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AI 가속기용 HBM 공급망에서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번 대만 일정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 서버 제조를 잇는 현지 협력망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