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2일(화)

"지옥으로 가라" 가톨릭 국가 발칵 뒤집은 '666번 버스' 부활

폴란드 가톨릭 보수 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악마의 버스가 부활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여객 운송 기업 플릭스버스가 종교계의 거센 압박에 밀려 개명됐던 노선번호 '666'번을 다시 도입하며 '지옥행 고속도로' 마케팅을 전격 재개했다.


폴란드 크라쿠프를 출발해 수도 바르샤바 등 주요 거점을 거쳐 해안 휴양지 헬(Hel)까지 운행하는 이 버스는 13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직행 노선이다. 영어로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짐승의 숫자인 '666'이 결합해 탄생한 이 번호는 전 세계 여행객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독특한 관광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던 이 버스 노선은 본래 현지 운송업체 PKS 그디니아가 운행하던 중 종교적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렸다.


가톨릭 인구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폴란드의 보수 종교 단체들은 헬(Hel)이라는 지명과 666번의 조합이 사탄주의적이며 반기독교적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쏟아지는 항의 민원에 직면했던 과거 PKS 그디니아 대변인은 "당시 이사회는 대량은 아니었지만 수년 동안 주기적으로 전송된 노선번호 변경 요청 편지와 요구 사항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굴복했다"라며 2023년 노선번호를 669번으로 변경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마케팅 효과를 포기해야 했던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노선번호가 바뀌자 현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 버스는 전 세계를 향한 광고였다"라며 "열차를 타면 더 빨리 갈 수 있음에도 순전히 재미를 위해 666번 버스를 선택했던 관광객들이 분명히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666이 없는 헬(Hel)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유서 깊은 유머 코드가 사라진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과 수요를 파악한 플릭스버스는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번호 복원을 결정했다.


플릭스버스 대변인 알렉산더 칼레니크는 현지 뉴스 서비스 TVN24와의 인터뷰에서 "노선번호 666번은 헬(Hel)로 향하는 인기 여름 휴가 노선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요소"라고 취지를 밝혔다.


뉴욕 포스트


운전기사에게 합법적으로 '지옥 가라'고 외칠 수 있게 된 여행객들은 35킬로미터 길이의 길쭉한 헬반도로 향하는 직행 편을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북부의 아름다운 해안선에 위치한 이곳은 고운 모래사장과 고대 건축물, 바다표범 보호구역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 유럽 여행족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해변 오아시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