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 법흥사 주지로 재직했던 삼보스님이 지난달 27일 76세의 일기로 입적한 가운데 생전 전 재산 30억원을 기부한 사실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EBS '한국기행'에 출연해 반려견 보리와의 소소한 일상으로 '츄파춥스님'으로 불리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알려진 삼보스님은 61년간 승려의 길을 걸으며 청빈한 삶과 나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고승으로 기억된다.
불교계 등에 따르면, 삼보스님은 1965년 강원 평창 월정사를 찾아 탄허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출가의 길에 들어섰다.
월정사와 정암사에서 수행을 쌓은 후 오대산 상원사와 월정사 주지를 맡았으며,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와 조계종 재심호계위원 등 종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불교계 발전에 기여했다. 오랜 수행과 공덕을 인정받아 2025년 4월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최고 법계인 대종사 품계를 받기도 했다.
삼보스님의 삶은 남다른 이력으로도 주목받았다. 1970년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이때의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1980년에는 전두환 정권 하에서 불교계 탄압에 맞서다가 삼청교육대에 강제 수용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가장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삼보스님이 평생 실천한 무소유 철학이다. 스님은 수행자가 재산을 축적하기보다는 필요한 곳에 베푸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늘 말해왔다.
특히 2015년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와 자비나눔 기금으로 3억 3000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20년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상이연금 등 평생 모은 전 재산 30억원을 월정사에 기부해 불교계 안팎에 큰 감동을 안겼다.
일반 대중에게는 EBS '한국기행-그 겨울의 산사' 출연으로 더욱 친근한 존재가 됐다. 프로그램에서 삼보스님은 반려견 보리와 함께하는 소박한 산사 일상을 보여줬다. 특히 인터뷰 중 보리가 스님의 머리를 핥는 장면이 온라인과 SNS에서 '츄파춥스님'이라는 별명으로 화제를 모으며, 엄숙한 수행자보다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리는 이후 스님의 곁을 지키며 많은 신도와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2024년 3월 10세의 나이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한편, 삼보스님의 영결식은 지난달 29일 월정사에서 산중장으로 거행됐으며, 다비식은 월정사 다비장에서 엄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