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분양가격 상승을 건설공사비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분석을 나왔다. 택지비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최근 발간한 '건설공사비지수와 분양가격: 프레임을 넘어서' 보고서에서 기존의 건설공사비지수 중심 분석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시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 과정에서 소요되는 재료비, 노무비, 장비 사용료 등 핵심 투입 요소들의 가격 변화를 수치화한 지표다.
특정 기준 시점을 100으로 설정해 시기별 투입 요소 가격 변동을 지수로 표현하며 원가 변동 흐름을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 지수는 다양한 공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직접공사비'의 평균적·종합적 가격 변동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한계가 있다.
개별 사업의 공종 구성이나 지역 특성, 공사 기간, 품질 기준, 시공 조건 등 구체적 요소들을 직접 반영하지 못해 실제 원가나 분양가격을 정확히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이같은 괴리를 설명했다.
2025년 12월 기준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30.76으로 2020년 대비 30.76%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부동산R114 기준)는 93.9% 급등해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분양가격이 건설공사비지수로 나타나는 직접공사비 외에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등 다른 사업 비용과 택지비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국 평균 대지비 비율은 39%였지만 서울은 65.2%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50%를 넘어섰다. 이는 서울 지역 분양가격에서 택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실제 연구진이 최근 분양 심사를 마친 서울의 한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1평당 분양가 신청액 7500만원 중 택지비 감정평가액이 4800만원으로 64%에 달했다.
정비사업 관련 비용과 금융비용을 제외한 순수 건축비는 평당 약 2100만원으로 분양가의 28% 수준에 그쳤다. 이 중 약 700만원은 대리석 외관 마감,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등에 투입된 비용이었다.
연구진은 "분양가는 공사비, 택지비, 각종 사업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최종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금융 환경, 사업 리스크, 입지 선호, 정책 규제 등 시장 구조 속에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가 어느 정도 상승하더라도 전체 분양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해결방안으로 분양가 구성 데이터의 항목별 통계화를 제안했다.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제공할 수 있다면 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진단과 대안 제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분양가격 변동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건설공사비지수를 대체할 새로운 통계 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