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했다.
1일 한미약품은 일라이 릴리와 약 1조 9000억 원 규모의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대상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장(腸)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 물질인 GLP-2(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를 기반으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2는 장 점막을 보호하고 재생을 촉진하며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한미약품은 여기에 자체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약효가 더 오래 지속되도록 설계했다.
랩스커버리는 약물이 체내에서 오랫동안 작용하도록 돕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이 플랫폼이 적용된 바이오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현재도 같은 기술을 활용한 후보물질 5종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다양한 비임상 연구를 통해 소네페글루타이드가 장 성장 촉진, 염증 완화, 장 점막 보호 및 재생 등에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확인해 왔다.
관련 연구 결과는 주요 학회를 통해 발표됐으며, 현재는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을 적응증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이상이나 수술 등으로 소장이 짧아져 영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장기간 영양 공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큰 분야로 꼽힌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 시점까지 맡는다. 이후 일라이 릴리는 지금까지 확보된 비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을 통해 일라이 릴리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제조·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확정 계약금으로 7500만 달러(한화 약 1129억 원)를 받게 되며, 향후 임상 개발과 규제 승인, 상업화 과정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대 11억 8500만 달러(한화 약 1조 7844억 원)의 추가 마일스톤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의 로열티도 수취한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단순히 대규모 기술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일라이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역량과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혁신 기업인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며 "한미약품은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라는 사명을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