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1일(월)

"광주 여고생 A양 아닌 17세 이채원 기억해주세요"... 눈물로 딸 이름 공개한 부모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가해자 장윤기(23)가 또다른 피해 여성 A씨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폭행)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감금 등 혐의가 추가돼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이런 가운데 피해 유족은 딸의 본명 이채원(17)을 공개하며 사회적 기억을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광주일보와 MBC 보도에 따르면, 채원양의 아버지 이모씨는 "사건보다 이채원이라는 이름이 기억되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딸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딸을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자 A양'이 아닌 '17세 이채원'으로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병원에 달려갔을 때도 교통사고일 것으로 생각했지 딸이 강력범죄 피해자가 됐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채원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도 감지 못한 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사춘기도 없을 정도로 정말 착한 아이였다. 단 한 번도 엄마 아빠한테 화내고 그런 적 없었다"고 덧붙였다.


MBC


어머니 최모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더라. 저희 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는 잊히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며 가해자가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장윤기는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 A씨가 교제를 거절하자 지난 3일 새벽 광산구 월계동 A씨 집에서 A씨를 10시간 이상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주거지 주변을 서성이는 장윤기를 보고 112에 스토킹 의심 신고를 한 뒤 타 지역으로 이사하자, 장윤기는 경찰의 '스토킹 경고 문자'에도 30시간 가까이 A씨를 찾아 첨단지구를 배회했다.


A씨를 찾지 못해 분노가 극에 달한 장윤기는 범행 대상을 귀가 중이던 고(故) 이채원(17)양으로 변경하고 미행해 인적이 드물고 방범용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인 샛길 초입에서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인도를 걷던 중 화를 당한 채원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려 온 남고생(17)에게도 흉기로 중상을 입혔다. 체포 당시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할 목적에 남겨뒀던 포장을 뜯지 않은 흉기 1점을 추가로 지니고 있었다.


광주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14일 장윤기의 이름·나이·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고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2026.5.14/뉴스1


장윤기는 수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범행 동기 규명을 포함해 성범죄, 스토킹, 포렌식 결과 분석 등 구속기간을 연장해 보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