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1일(월)

사촌 언니 신분증으로 사전투표... 선관위 "외모 닮아서 몰랐다"

대구 서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사촌 자매 간 신분증 혼용으로 인한 투표 혼선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9일 오전 9시 30분경 대구 서구 내당4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A씨가 사촌 언니 B씨의 신분증으로 투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거동이 불편한 B씨와 요양보호사를 동반해 투표소를 방문했다. A씨가 먼저 투표소에 들어가 B씨의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선거사무원은 별다른 의심 없이 투표를 허용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문제는 약 20분 후 B씨가 투표하려 할 때 발견됐다. 전산시스템에서 B씨가 이미 투표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B씨는 당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선관위는 신분증과 본인 대조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B씨의 신분증은 20여 년 전 발급된 것으로 사진이 흐릿했고, 두 사람의 외모가 비슷한 데다 주소도 유사해 선거사무원이 다른 사람임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선관위 조사에서 "신분증을 잘못 제출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이번 사건으로 사전투표소 본인 확인 절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투표소에서는 신분증 확인과 지문 인식을 실시하지만, 지문 정보가 주민등록시스템과 연동돼 본인 여부를 실시간 판별하는 방식은 아니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행정복지센터 등의 지문 정보를 선관위가 활용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전투표소 지문 인식은 동일인 판별이 아닌 투표 참여 확인과 중복 투표 방지를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후속 조치로 B씨가 다음 날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행정 처리했다. 반면 이미 투표한 A씨에 대해서는 다른 사전투표소나 본투표에서 추가 투표를 할 수 없도록 시스템상 차단했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투표권이 있는 B씨가 행사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투표 기회를 제공했다"며 "A씨는 이미 투표했기 때문에 추가 투표를 불가능하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사무원 교육을 강화해 신분증과 본인 대조 확인이 더욱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