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공 화장실을 이용할 때 유독 눈에 띄는 디자인이 있다. 가정집 변기와 달리 앞부분이 뚫려 있는 'U자형 변기 커버'다.
대다수 이용자가 단순한 제작비 절감이나 디자인적 특성으로 치부했던 이 형태에는 예상치 못한 법적 기준과 위생 과학이 숨어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U자형 디자인의 비밀이 다시 공유되면서 전 세계 네티즌의 이목이 쏠렸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독특한 변기 모양은 1955년 제정된 '미국 표준 국가 배관 규정(American Standard National Plumbing Code)'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규정은 "공공용으로 제공되는 모든 수세식 변기 시트는 앞이 열린 개방형 구조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지침은 연방법처럼 강제력을 가진 법률은 아니었지만, 이후 현대 미국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의 배관 규격에 흡수되면서 미국 공공 화장실의 표준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제품 관리 전문가 아카시 굽타는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U자형 변기 시트가 네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고 분석했다.
굽타는 "타원형 시트는 수천 명의 낯선 사람이 앉았던 플라스틱 표면에 피부가 계속 닿을 수밖에 없다"며 "앞부분을 제거하면 신체 접촉 구역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 사용자 간 박테리아 전염 지점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개방형 변기 시트'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이 디자인이 위생 관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해당 디자인은 이용자의 구체적인 신체적 특성과 사용 편의성도 고려했다. 굽타는 "뚫려 있는 틈새는 손이 깨끗하게 통과할 수 있는 크기로 설계됐다"며 "여성들이 변기 표면에 손을 대지 않고 소변을 닦아내기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소변이 변기 앞쪽에 튀어 오염되는 현상을 원천 차단해 다음 이용자가 건조하고 쾌적한 상태의 플라스틱 시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 이점도 존재한다.
미국 공공 화장실 변기 시트의 비밀이 알려지자 전 세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어차피 뚫린 곳이 아닌 시트 전체에 앉는 것인데 위생적이라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런 놀라운 비화가 숨어 있는지 몰랐다"거나 "이탈리아 여행 중인데 미국의 U자형 변기가 너무 그립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유럽의 한 이용자는 "유럽에서 변기 시트 때문에 감염병이 유행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도한 설계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