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30일(토)

최태원 "AI시대 인재는 달라진다"...'4가지 근육' 제너럴리스트 강조

KBS 〈인재전쟁2〉 특별강연서 AI시대 인재론 제시국가 전략으로는 속도·규모·안전 '3S'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AI 시대 인재상으로 '4가지 근육'을 갖춘 제너럴리스트를 꼽았다. 개인에게는 생각·적응·공감·신체 근육을, 국가에는 속도·규모·안전을 뜻하는 '3S(Speed·Scale·Safety)'를 AI 경쟁력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28일 방송된 KBS1TV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에 출연해 "AI 시대에는 인재의 정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AI 산업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고 사업을 함께 하면서 갖게 된 관점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방송은 지난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인재전쟁'의 후속 시리즈다. 지난해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에 이어 올해 '차이나 스피드, 코리아 딜레마'를 통해 AI 시대 중국의 변화 속도와 한국 사회의 과제를 다뤘다. 해당 편에서 최 회장은 AI 전환기 인재와 교육, 국가 인프라 문제를 직접 강연했다.


AI 활용 격차 커진다...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


KBS1TV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최 회장은 현재 AI가 인간의 질문에 답을 내놓는 '리즈닝 AI' 단계를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능력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도 AI 활용 능력에 따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 AGI 시대가 오면 지식과 생산 능력의 상대적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 능력치가 각각 10과 100인 두 사람이 10배 차이를 보이더라도, AGI 시대에는 모두에게 1000 수준의 능력이 더해져 1010과 1100이 되는 식이다.


최 회장은 특정 분야만 깊게 아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보다 인간과 AI를 어떻게 함께 활용하고 연결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AI가 업무 상당 부분을 대신하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잡'이 늘고, 기존의 '9 to 6' 근무 방식과 정형화된 직업 개념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개인 역량은 네 가지다.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 스킬이다. 그는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훈련은 이제 AI로 대체된다"며 문제의 본질을 묻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실패 뒤 다시 적응하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가는 회복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 능력과 신체 활동도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AI의 공감능력은 상당히 제한된다"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앞으로 더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미술, 스포츠처럼 인간의 신체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치도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위로할 수 있는 영역으로 언급했다.


교육 시스템 변화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AI와 공존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S1TV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AI Nation' 조건은 속도·규모·안전


국가 전략으로는 'AI Nation'을 꺼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AI 국가로 도약하려면 속도, 규모, 안전을 뜻하는 3S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고, 대규모 AI 인프라와 투자를 확보하며, 국민이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 인프라로는 AI 공장, AI for All, AI City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를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행정, 헬스케어 등 생활 전반에서 국민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고 했다.


AI City는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먼저 적용해보는 실험 공간으로 제시됐다.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기보다 전문가에게 자율성을 주고, 산업·교육·행정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는 샌드박스형 도시가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현장 문답에서는 의대 쏠림과 과학기술 인재 문제도 다뤘다. 최 회장은 "의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틀렸다기보다는, 공대와 과학기술 분야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직업이나 스킬만으로 평생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여러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전인적 역량도 함께 언급했다.


해외 인재 유치 필요성도 꺼냈다. 최 회장은 "AGI 시대가 오기 전까지의 전환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엔지니어 육성과 함께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은 KBS 홈페이지와 KBS 다큐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본편에 담기지 않은 AI 시대 사회·경제 시스템 변화 관련 강연 내용은 차주 중 KBS 유튜브를 통해 '최태원의 AI 국가 만들기 전략 5가지'라는 제목으로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