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30일(토)

"애들 장난감에서 화학물질이..." 테무, 전 세계 매출 6% 뜯길 위기

유럽연합(EU)의 서슬 퍼런 '빅테크 길들이기' 칼날이 이번에는 중국계 초저가 커머스 '테무'를 정조준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는 "테무가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른 위험 평가 의무를 위반했다"며 2억 유로(약 3160억 원)의 과징금을 전격 부과했다.


테무(temu)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저가 불법 제품들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을 방치해 유럽 소비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플랫폼들을 향해 강력한 규제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당국이 문제 삼은 핵심은 플랫폼의 관리 책임 방기다.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자사 서비스의 구조적 위험을 평가하고 감축 조치를 마련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라는 천문학적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EU는 "테무가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제품이 판매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과 이로 인해 EU 소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성실하게 식별·분석·평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안전 기준치를 넘는 화학물질이 나온 유아용 딸랑이 등 장난감과 최소한의 안전 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충전기, 장신구 등이 테무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팔려 나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 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집행위원은 "테무는 유럽 시장에서 매우 큰 사업자"라며 "그 규모 때문에 EU 소비자의 매우 큰 부분이 이런 불법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에 따르면 테무는 2023년 진출 이후 급성장해 "EU 내 테무 이용자가 1억 30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이번 제재는 소셜미디어 X에 이은 DSA 기반의 두 번째 칼춤이다. 테무는 오는 8월 28일까지 위반 사항을 시정할 행동계획을 내야 하며, 불이행 시 정기적 이행강제금 폭탄을 맞게 된다.


사면초가에 몰린 테무는 과징금이 "불균형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무 측은 이번 조치가 2024년 초기 위험 평가를 바탕으로 내려진 결정이라 해명하며 "이후 규제 준수 절차를 개선해 왔다"며 "EU 당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유럽의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기세다.


EU는 테무의 디자인 기능과 제품·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별도로 이어가는 한편, 같은 날 중국 '징둥닷컴'(JD.com)의 독일 유통업체 세코노미 인수 건을 두고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혐의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하며 중국 이커머스 전반을 향한 포위망을 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