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7일(수)

공개되자마자 페라리 주가 '떡락'하게 한 10억원짜리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화제를 모았던 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루체(Luce)가 베일을 벗자마자 극심한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참여한 루체는 공개와 동시에 "페라리다움이 사라졌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으며 브랜드 역사상 전례 없는 디자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페라리가 공들여 준비한 루체가 공개되자마자 극단적인 찬반 논란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루체 / 페라리


페라리 측은 "혁신의 깃발을 전진시켰다"고 자평했지만, 밀라노 증시에서는 페라리 주가가 하루 만에 8.5%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그대로 드러냈다.


제로백 2.5초, 1000마력의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루체 공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는 격렬한 반응으로 들끓었다. 


전 세계 페라리 팬들과 누리꾼들은 "브랜드에 대한 모욕", "끔찍하게 실망스럽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페라리 내부 거물인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회장의 조롱 섞인 발언은 충격을 안겼다. 


그는 이탈리아 기업인협회 행사에서 "루체는 적어도 중국인들이 카피(복제)하지는 않을 차"라며 "그 차에서 페라리의 상징인 '도약하는 말' 엠블럼만큼은 떼어내기를 바란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루체 / 페라리


이러한 반발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직면한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엔진 소리가 사라지고 배터리 무게로 차체가 무거워지는 전기 스포츠카 특성상, 기존 내연기관이 제공하던 '정서적 스릴'을 재현하기가 극도로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라리의 숙적 람보르기니는 2030년 출시 예정이던 첫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Lanzador)'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방향을 선회했다. 


슈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최근 한 포럼에서 "고객들이 우리 차를 사는 이유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의 로터스, 애스턴 마틴, 맥라렌도 전기차 출시를 2030년대 이후로 대거 연기하거나 하이브리드 개발로 노선을 변경했다. 포르셰 역시 급진적인 EV 전환의 후폭풍으로 대규모 자산 감액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