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TC 타이베이 참석 전망
2월 치맥·3월 GTC 이어 올해 세 번째 만남
최태원 SK 회장이 다음달(6월) 대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다시 만날 전망이다.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 회동, 3월 엔비디아 GTC 참석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만남이다. 두 사람의 반복 회동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지위와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협력 문제를 함께 부각시키는 장면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다음달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GTC 타이베이 2026'에 참석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6월 1일부터 4일까지 타이베이국제컨벤션센터에서 GTC 타이베이를 열고 AI 인프라, 피지컬 AI, 로보틱스, 에이전틱 AI 등을 다룬다.
최 회장은 행사 기간 중 엔비디아가 마련하는 한국 기업 대상 네트워킹 행사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국내 반도체, AI, 로보틱스,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여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SK에서는 최 회장과 염성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 SK하이닉스 경영진이 동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과 황 CEO의 접점은 올해 들어 빠르게 늘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5일 현지 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인근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황 CEO와 만났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HBM 공급을 포함한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 달 뒤인 3월에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다시 만났다. 최 회장은 황 CEO의 기조연설을 직접 들었고, 황 CEO와 함께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았다. 당시 황 CEO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제품에 "JENSEN ♡ SK HYNIX"라는 문구를 남겼다. SK와 엔비디아의 '깐부 동맹'을 보여준 장면으로 남았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글로벌 HBM 비트 생산 기준 59%의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0% 수준으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엔비디아 AI 가속기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이번 대만 회동은 HBM4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준비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베라 루빈용 HBM4 공급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공급사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했다. 전체 HBM 비트 생산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그룹은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통신, 클라우드 사업을 AI 사업권 안에 묶고 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은 최 회장의 글로벌 AI 네트워크와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은 계열사 실적으로 연결된다. 최 회장이 황 CEO와 반복적으로 만나는 것도 최고경영자 간 친분을 넘어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SK의 자리를 넓히는 행보다.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의 역할은 HBM에서 가장 선명하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범위는 클라우드, 로보틱스, 피지컬 AI로 넓어지고 있지만, AI 가속기 공급망의 핵심은 여전히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주요 AI 플랫폼에 HBM을 공급해 온 경험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접촉을 늘리며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다뤄왔다.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HBM 수요 확대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 SK그룹 안에서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장 직접적으로 실적과 연결되는 계열사도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3월 GTC 참석 당시 "최 회장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들과 직접 교류하며 SK하이닉스의 AI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GTC 타이베이 공식 일정은 6월 1일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