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의 도산안창호함이 편도 1만4천㎞를 항해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도착한 가운데, 캐나다 현지 언론들이 한국 잠수함의 우수성을 집중 조명했다.
더글로브앤메일과 CBC, CTV 등 주요 언론은 24일(현지시간) 한국 잠수함이 캐나다 보유 잠수함보다 뛰어나다고 일제히 평가했다.
제이크 딕슨 하사는 지난 7일 미국 하와이에서 도산안창호함에 탑승해 에스퀴몰트 기지까지 항해하며 직접 경험한 소감을 "1999년식 혼다 시빅을 몰다가 신형 테슬라를 사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브리타니 부르주아 소령 역시 약 2주간의 승선 경험을 바탕으로 "녹이 슬지 않았고 공간이 넉넉하다"며 "최신형 잠수함에 승선하면서 우리에게 펼쳐질 가능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평가는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캐나다초계잠수함사업'(CPSP)과 맞물려 한국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캐나다는 노후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오션의 'KSS-Ⅲ'와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의 '타입 212CD'가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캐나다의 현재 잠수함 전력은 1998년 영국에서 중고로 도입한 빅토리아급 4척이 전부다. 이 중 3척은 수리 중이어서 실제 작전 투입 가능한 함정은 단 1척에 불과한 상황이다.
데이비드 패첼 캐나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소장)은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잠수함 도입의 시급성에 대해 "어제라도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패첼 사령관은 "우리는 100년 넘게 잠수함을 운용해왔지만, 진정한 의미의 잠수함 보유국은 아니었다"며 "현대식 잠수함 12척을 갖춘다면 캐나다는 잠수함 보유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이 독일 경쟁업체보다 빠른 납기를 보장한다는 점을 주요 장점으로 꼽고 있다.
캐나다 국방 싱크탱크 국방협회회의 연구소(CDA Institute)의 케빈 버드닝 이사는 정책 전문지 '폴리시' 기고를 통해 "한국은 2032년까지 첫 번째 잠수함을 인도하는 데 이어 2035년까지 4척을, 이후에도 매년 추가 함정을 인도할 계획"이라며 "이 부분에서 한화는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드닝 이사는 "이 잠수함은 개념 설계나 개발 단계의 플랫폼이 아니라 이미 운용 중이며 양산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TKMS의 타입 212CD에 대해서는 "이제야 양산에 들어가는 검증되지 않은 신형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TKMS는 납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부 전망에 따르면 캐나다는 첫 잠수함을 2030년대 중후반이 돼서야 인도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렌 코플랜드 한화디펜스캐나다 최고경영자(CEO)는 도산안창호함의 캐나다 해군기지 입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자사 잠수함을 "지금 여기 눈에 보이는 곳에 있는 검증된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는 캐나다 정부에 있어서 위험 요인이 없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주 시 캐나다에서 장갑차를 현지 생산하고, 온타리오주 앨고마 스틸에 3억4천500만 캐나다달러(약 3천8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자사의 캐나다 투자로 2044년까지 연간 일자리 1만5천∼2만2천500개를 창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다만 독일 정부를 등에 입은 TKMS의 제안도 만만치 않다. 독일 정부는 TKMS 지원을 위해 30년간의 경제·산업 지원 패키지를 제안했다.
캐나다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투자와 희토류 채굴, 자원 안보 관련 인프라 지원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봄바디어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TKMS는 '타입 212CD'가 이미 동맹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타입 212'의 개량형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