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6일(화)

스타벅스 내부 조사..."결재자 7명 중 일부, 첨부파일 안 열고 관행적 승인"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담당 임직원의 고의성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관리 체계 결함을 인정하고 관련자 전원을 직무 배제하고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 조치했다.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책상에 탁! 탱크데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계엄군 탱크 투입을 연상시키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폄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5.26/뉴스1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사건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스타벅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내부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의성을 갖고 해당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 부사장은 "해당 임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 차원의 조사에 법적 절차적 한계가 제약 요건으로 작용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마케팅에 관여된 5명 모든 직원을 직무배제하고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 조치했다. 전 부사장은 "향후 진행될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고의성 여부가 입증될 경우 해당 임직원을 즉시 징계조치하고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에서 제안해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 등 보고라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 부사장은 "결재 라인에 대한 휴대폰, 노트북 등 포렌식 검증과 교차 심문을 진행했고, 담당자가 업무를 진행하는데 사용한 기타 장치와 하드 드라이브는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조사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마케팅 기획·검증 과정의 부실도 드러났다. 마케팅 행사의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5.26/뉴스1


전 부사장은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문제 제기조차 없었다"며 "마케팅의 즉시성을 우선시한 까닭에 과거에 진행되던 법무팀의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실무자의 과실 여부를 넘어서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에 사회적, 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냈다"며 "고의성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마케팅 관련자와 결재라인 전체에 대한 엄중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그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먼저 탱크텀블러는 2023년부터 우리나라뿐 아니라 호주·태국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 제조사로부터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어 작명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초 17온스를 mL 단위로 환산하면서 503mL로 표기된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슬로바키아에서도 동일하게 용량을 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니탱크 텀블러 출시일인 4월 16일이 세월호 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행사 업체 '브랜드데이' 일정에 맞춘 것"이라며 "최초 스타벅스코리아는 미니 탱크 텀블러 출시를 위한 브랜드데이 날짜로 4월 20일을 제안했고,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행사 업체 측에서 4월 16일을 확정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5.26/뉴스1


아울러 탱크 듀오 세트 할인율 21% 역시 미니탱크 텀블러 가격을 50% 할인 조정하는 과정에서 산출된 수치로, 5·18 계엄군의 집단 발포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