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름을 단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음 달 5개로 늘어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품명에 넣은 ETF는 각각 4개다. 6월 이후에는 현대차를 전면에 세운 ETF 수가 국내 증시 대표 반도체주보다 많아진다.
현대차 ETF 확대는 이미 상장된 상품의 자금 유입으로 먼저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이 지난 12일 상장한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 ETF는 지난 22일 기준 순자산 2858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9거래일 만에 3000억원에 근접했다.
개인 자금이 초기 순자산 증가를 이끌었다. 개인은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이 상품을 223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수익률은 지난 22일 시장가 기준 4.52%다.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 ETF는 현대차에 신탁재산의 25%를 고정 투자한다. 나머지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14곳에 나눠 투자한다. 현대차를 단순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함께 담는 투자 대상으로 세운 상품이다.
기존 현대차그룹 ETF에도 올해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 ETF는 올해 순자산 1조원을 넘었다. 2011년 3월 상장 이후 15년 만에 '메가 ETF'가 됐다.
이 상품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에 신탁재산의 약 70%를 투자한다. 연초부터 지난 22일까지 7226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1년 순유입액 7297억원의 대부분이 올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3830억원이다.
신규 상품도 대기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다음 달 9일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 ETF를 상장한다. 이 상품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관련 종목 10곳에 투자한다. 현대차와 협력하는 엔비디아, 구글 등 해외 기업도 편입 대상에 들어간다.
우리자산운용은 다음 달 2일 WON 삼성전자현대차채권혼합50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식에 신탁재산의 25%씩 투자하고, 나머지를 우량채 중심 채권에 투자한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와 함께 채권혼합형 ETF의 대표 주식 자산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코스콤 ETF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현재 상품명에 현대차를 넣은 ETF는 3종이다. 다음 달 삼성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상품이 추가되면 5종이 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품명에 넣은 ETF는 각각 4종이다.
자산운용사들이 현대차를 다시 보는 배경에는 피지컬 AI가 있다. 피지컬 AI는 AI 기술을 로봇, 자율주행차 등 실제 하드웨어에 적용하는 분야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자율주행 계열사 42dot을 통해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2028년 미국 증시 상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대량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현대차 첨단차량플랫폼본부와 42dot은 자체 개발 AI 기술 '아트리아AI'를 기반으로 광주광역시 자율주행 실증 사업에 참여한다.
현대차 주가 상승도 ETF 출시 흐름을 키웠다. 현대차는 코스피 종가 기준 지난 1월 2일 29만8500원에서 지난 22일 65만5000원으로 올랐다. 5개월이 채 안 돼 2배 이상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80만~90만원대로 올리는 보고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2일과 9일 신규 상품이 상장되면 올해에만 현대차 이름을 단 ETF 3종이 시장에 나온다. 이 가운데 1종은 현대차를 피지컬 AI 대표 종목으로, 1종은 로보틱스 밸류체인으로, 1종은 삼성전자와 함께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 자산으로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