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메인 스폰서인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든든한 현장 응원을 등에 업고 이틀 연속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김시우는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21언더파 19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며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전날 버디만 12개를 쓸어 담으며 60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김시우는 이날 다소 기복 있는 경기를 펼쳤다. 5타 차 여유 있는 선두로 출발했으나 후반 10번과 11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한때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과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12번 홀(파5) 버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14번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경기 후 김시우는 "초반에는 스코어를 너무 의식했던 것 같다"며 "캐디가 서두르고 있으니 차분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해 준 덕분에 안정을 되찾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에서 김시우가 우승할 경우, 개인 통산 5승 달성과 동시에 이 대회만의 독특한 상징인 '한글 트로피'를 품에 안는 첫 한국인 선수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트로피에는 역대 우승자들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져 있어 상징성이 매우 크다.
아울러 김시우는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무려 2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PGA 투어 54홀 최다 버디 기록에 단 한 개 차이로 다가서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종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 역시 "이 코스는 지키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계속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대회장에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직접 방문해 뜨거운 현장 열기를 더했다. 이 회장이 더 CJ컵 현장을 찾은 것은 대회가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소속 선수인 김시우와 임성재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깊은 격려를 보냈고, 이는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구단주의 응원 속에 힘을 낸 임성재도 이날 4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7언더파 공동 4위로 올라서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임성재는 "내일 좋은 경기를 펼치면 충분히 역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 날 선전을 다짐했다.
최종 라운드는 챔피언 조에서 맞붙을 선수들의 이름값만으로도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19언더파 공동 2위에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와 메이저 챔피언 윈덤 클라크가 포진해 있다. 특히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무섭게 추격해 온 셰플러는 최종일 김시우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막판 역전극을 노린다. 강력한 미국의 강호들을 상대로 김시우가 메인 스폰서 안방 무대에서 단독 선두 수성에 성공하며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다른 한국인 선수 중에는 노승열이 공동 16위(13언더파), 김주형이 공동 50위(9언더파), 배용준이 공동 56위(8언더파)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