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4일(일)

나홍진 '호프', 칸 수상 불발에도 최대 화제작... 200개국 선판매 '기염'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영화제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폐막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은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차지했다.


'호프'는 칸 영화제 측으로부터 폐막식 당일 수상자에게 보내는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는 통상 경쟁 부문 수상자들에게 폐막식 당일 낮쯤 참석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 수상 여부를 암시한다.


수상 소식이 없자 나홍진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 엠터테인먼트를 통해 올해 여름 국내 개봉을 위한 후반작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 감독은 "현재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은 약 2개월의 시간"이라며 "개봉 전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GettyimagesKorea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주연을 맡은 '호프'는 한국 비무장지대 어촌 호포항에 외계인이 나타나면서 마을 사람들이 겪는 불안과 공포, 분노를 다룬 작품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나 볼 수 있는 외계인과의 추격전이 한국의 소박한 작은 마을을 무대로 펼쳐진다.


감정적 서사 중심의 소품들이 주를 이룬 이번 경쟁작들 중에서 '호프'는 가장 강한 오락성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다만 마이클 패스벤더 등 해외 배우들이 모션 캡처로 연기한 외계인의 컴퓨터 그래픽 완성도 부족과 후반부 스토리의 동력 저하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국내 개봉판은 칸 영화제 상영작보다 컴퓨터 그래픽 등이 개선된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호프'는 애초 길어진 후반작업으로 칸 영화제 출품 시한을 놓쳤으나, 영화제 측이 영상 제출 기한을 연장해주며 러브콜을 보내 경쟁부문 진출이 성사됐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칸 영화제 참석은 후반 작업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내려진, 러브콜에 감사해 내린 결정이었다"며 "비평가와 언론 관계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개봉 전까지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겠다"고 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는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화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 감독 등 국제 영화제 단골 감독들 외에 나홍진이라는 이름을 국제무대에 각인시켰다는 의미도 크다. 나 감독은 '추격자'(2008,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황해'(2011, 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비경쟁) 등으로 전작들이 모두 칸 영화제 초청을 받았지만, 경쟁부문 진출과 한국 개봉 전 칸에서의 프리미어 상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뜨거운 관심은 해외판매 성과로도 이어져 칸 영화 마켓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 200개국에 선판매되며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실적을 세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판매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