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려놓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최근 불거진 사임설과 번복 여지 속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결국 이별을 선택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10년은 긴 시간이다. 구단에는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며, 현재 우리가 보유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또 다른 챕터를 써 내려가야 한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10년의 재임 기간 동기 부여와 에너지가 소진됐음을 털어놓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앞으로 매일, 혹은 사흘마다 선수들 앞에 서서 우승을 위해 싸울 에너지가 내게 남아 있지 않다고 느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변화를 주고 새로운 얼굴을 맞이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렇게 믿지 않았다면 구단이 경질하지 않은 한 이곳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완벽한 시기이자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6년 2월 부임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신흥 강호 수준이던 맨시티를 재임 10년간 EPL과 전 세계 축구 클럽 중 가장 강력한 명문 구단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10시즌 동안 EPL에서 6회의 우승을 이뤄냈고, 특히 2023-2024시즌에는 잉글랜드 1부 리그 136년 역사상 최초로 '리그 4연패'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적 감독 알렉스 퍼거슨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2022-2023시즌에는 구단 최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 시즌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까지 휩쓸며 1998-1999시즌 맨유에 이어 잉글랜드 클럽 사상 두 번째로 '트레블'을 이뤄냈다.
2017-2018시즌에는 EPL 사상 최초로 '승점 100', 단일 시즌 최다 골(106골) 신기록을 달성했다. 10년간 들어 올린 메이저 트로피만 20개에 달한다.
'티키타카'의 창시자로 불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시티에 재임하면서 자신의 축구를 고도화시켰다.
정교한 패스와 위치 선정을 더해 라이벌 위르겐 클롭 감독의 강력한 전방 압박을 흡수했고, 변화무쌍한 빌드업 체계를 만들어내며 롱볼 위주의 EPL 축구 트렌드를 가장 현대적인 축구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재임으로 EPL의 라이벌 클럽은 물론 잉글랜드의 모든 클럽의 축구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맨시티는 구단의 전설이 된 과르디올라 감독을 기리기 위해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북측 스탠드 명칭을 그의 이름을 따 명명하기로 했으며, 스탠드 진입로에 동상도 건립할 계획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임 이후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 회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그 기간 시티풋볼그룹(CFG)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산하 구단들에 기술적인 조언 등 자문에는 응한다는 방침이다. 구단 SNS를 통해 맨시티 팬들에게 이별 메시지를 전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를 믿어줘서 너무나 감사했다. 정말 너무나 재밌는 시간이었다. 모두 사랑한다"고 시원섭섭한 소회를 전했다.